“아빠, 상어는 왜 친구가 없는지 알아?”
“글쎄, 성질이 난폭해서 그럴까?”
자기 친구가 자기라고 생각해서,
상어는 친구가 없는 거야.
2024.08.14
아들은 상어가 자신의 친구를 오직 자기 자신 뿐이라 여긴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상어는 최상위 포식자이니, 애초에 많은 친구를 두기 어려운 존재일 텐데요.
잠시 바로잡아 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멈췄습니다.
결국, 나의 친구도 나 자신 뿐인 것은 아닐까.
상어처럼 스스로 강해질수록, 어쩌면 친구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들에게는 지금 친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시기입니다. 하루의 대부분이 친구로 채워지고, 관계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달라지는 나이입니다.
하지만 내가 그 나이의 친구들을 떠올려 보면, 지금은 희미한 장면 몇 컷만 남아 있습니다.
화소가 많이 떨어진 사진처럼, 얼굴도 이름도 또렷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지금 알려주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그 시절에는 그 시절의 밀도가 있으니까요.
다만 한 가지는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의 나는, 점점 친구가 필요 없어지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Michel de Montaigne는 말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속하는 법을 아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일이다.”
어쩌면 우리는 강해질수록 친구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자리를 스스로가 조금씩 대신하게 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