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미국의 벤자민 프랭클린 대통령은 ‘먹는 것은 나를 위해 먹되, 입는 것은 남을 위해 입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강조하였다.
사실 사람들은 시각적인 요소로 많은 것을 판단한다. 걸어오는 모습, 입고 있는 의복의 색깔과 스타일, 표정과 자세 등을 하나하나 직감적으로 판단하여 상대방의 첫 인상을 새기는 것이다. 매우 짧은 시간에 상대방을 파악하고, 입을 여는 즉시 자신의 판단을 확정 짓는다.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잠재의식은 의식에 비해 약 3만 배 정도 빠르다고 한다. 즉, 인간의 오감인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으로 사물과 현상을 순식간에 파악해 빠르게 직감의 영역으로 넘긴다.
리더는 탁월한 설득스피치를 위해서 자세와 표정, 말투, 몸짓 등 모든 것을 종합해서 준비해야 한다. 이렇게 온몸으로 노력했을 때 휼륭한 설득스피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평소에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의사전달을 위해 단순히 말만 사용하지는 않는다. 즉,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각적 요인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분명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바로 몸의 언어, 바디랭귀지다.
사실 우리는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몸짓들을 통해 꽤 많은 의미들을 표현한다. 그리고 다양한 몸짓들과 함께 말의 언어를 결합하면 그 효과는 더욱 극대화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설득과 스피치에 관하여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책과 논문들을 통해 다양한 이론과 원리들을 주장하였다. 하지만 대부분 말의 내용 등 메시지 구성에 대한 것이 주류였다. 분명 전해지는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메시지를 전달할 때의 메신저의 바디랭귀지, 즉 스피커의 표정과 제스처가 훨씬 파급력과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젊은 정치인 존 에프 케네디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8년 동안 미국의 부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이 압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그 반대의 결과를 낳았던 역사적 계기는 바로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TV토론이었다. 1960년 9월 26일에 있었던 두 대통령 후보의 TV 토론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메시지보다 보여지는 메신저의 비언어적 몸짓을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무의식적으로 설득되는지 명확히 보여주었다.
노련한 정치인이었던 리처드 닉슨은 존 에프 케네디의 공격에 대해서 논리적이고 현명하게 대처했지만, TV토론을 하는 내내 표정은 아주 딱딱했고 미소라고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순간순간 긴장감으로 인하여 식은땀마저 흘리는 모습들을 종종 보여주었다.
그에 반해 존 에프 케네디는 토론 내내 얼굴에 상냥한 미소를 띄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시청자들과 지속적으로 시선을 교환했다. 거기에 적절한 순간마다 더해진 풍부한 제스처는 케네디의 인간적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비록 리처드 닉슨처럼 말의 내용들이 논리정연하지는 못했지만, 자연스런 표정과 자신감 있는 몸짓이 매우 진정성 있는 것처럼 보여졌기에 TV를 보았던 많은 유권자들이 그에게 표를 던진 것이다.
물론 존 에프 케네디의 이와 같은 행동들은 미리 다 계산된 전략이었다. 그는 TV토론에 나가기 전, 자신의 친형들 앞에서 TV토론을 할 때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지, 어떻게 미소를 지을 것인지, 언제 어떤 몸짓을 취할 것인지 등을 치밀하게 연습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의 전략은 제대로 맞아 떨어졌고, 결국 그는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사실 바디랭귀지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의사소통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먼 옛날 문자나 기호, 언어 체계가 없던 시절 우리의 조상들은 몸짓으로 서로 의사를 전달하고 전달받았다. 사람들은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무성영화 배우들의 몸짓들을 통해 말 한마디 없이도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느낄 수 있었다.
바디랭귀지는 매우 중요한 우리의 무의식을 대변하기도 한다. 긴장할 때 식은땀을 흘리는 것, 초조할 때 손을 꽉 쥐거나 시계를 자주 보는 것, 거짓말할 때 상대의 눈을 피하는 것 등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할 때가 있다. 그래서 속마음인 신체언어를 살피라는 책들도 다양하게 나와 있는 것이다.
리더의 설득과 스피치에서도 다양한 바디랭귀지를 적절하게 잘 섞어서 활용한다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말없는 표정에도 소리와 말이 있다.’
(오비디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