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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S Nov 14. 2022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또 다른 근거로 뒷받침해야

[036] 근거 제시 방법


최명길 등의 주화론자들은 나라를 보전하기 위해 청의 강화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그는 여러 논거를 들어 청과의 화친이 합당한 판단임을 주장했다. 우선 그는 척화론자들의 ‘나라의 존망을 헤아리지 않는 의리’를 비판하였다. 중국 후진의 고조는 제위에 오를 때, 이민족 거란이 세운 요나라의 힘을 빌리며 신하가 되기를 자처했다. 그런데 다음 황제 때에 신하 경연광이 요의 신하라고 칭하는 것을 그만두자는 강경론을 주도하였고, 결국 이로 인해 요가 침입해 후진은 멸망하였다. 이에 대해 유학자 호안국은 천하 인심이 오랑캐에게 굽힌 것을 불평하고 있었으니 한번 후련히 설욕하고자 한 심정은 이해할 만하지만 정치적 대처 면에서 나라를 망하게 한 죄는 속죄될 수 없다고 경연광을 비판했다. 최명길은 이 호안국의 주장을 인용하며 신하가 나라를 망하게 하면 그 일이 바르다 해도 죄를 피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최명길은 조선이 명으로부터 중국 내의 토지를 받은 직접적인 신하가 아니라 해외에서 조공을 바치는 신하일 뿐이기 때문에 명을 위해 멸망까지 당할 의리는 없으며 조선의 임금은 백성과 사직을 보전할 책임도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춘추’에 따르면 신하는 먼저 자기 자신의 임금을 위해야 하므로, 조선의 신하가 명을 위하여 조선을 망하게 하면 안 되는 것이 마땅한 의리라고 하였다.     


[이것만은 … ]

*전쟁을 피하고 화해하거나 평화롭게 지내자고 주장함. (        )

*‘그것에 관한 학문’ 또는 ‘학문 분야’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        )

*싸우던 두 편이 싸움을 그치고 평화로운 상태가 됨. (        )

*어떤 이론이나 논리, 논설 따위의 근거. (        )

*나라와 나라 사이에 다툼 없이 가까이 지냄. (         )

*어떤 기준, 조건, 용도, 도리 따위에 꼭 알맞음. (         )

*화친하자는 논의를 배척함. (        )

*존속과 멸망 또는 생존과 사망을 아울러 이르는 말. (        )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 (         )

*황제와 국왕의 자리. (        )

*자기를 어떤 사람으로 여겨 그렇게 처신함. (        )

*무엇이라고 일컫다. (       )

*굳세게 버티어 굽히지 않음. (         )

*주동적인 처지가 되어 이끎. (         )

*‘이민족’을 낮잡아 이르는 말. (         )

*부끄러움을 씻음. (        )

*지은 죄를 물건이나 다른 공로 따위로 비겨 없앰. (        )

*종속국이 종주국에 때를 맞추어 예물을 바치던 일. 또는 그 예물. (       )

*나라 또는 조정을 이르는 말. (        )     


론자고 주장논거를 들어 을 주장

‘-론(論)’은 ‘그것에 관한 학문’ 또는 ‘학문 분야’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주화(主和)’는 전쟁을 피하고 화해하거나 평화롭게 지내자고 주장하는 것을 말하므로 ‘주화론자’는 화해와 평화를 주장하는 사람이다. 지문에 ‘최명길 등의 주화론자’라 했으므로 <철수 쌤의 슬기로운 국어공부III>에서 배운 대로 다음과 같이 벤다이어그램으로 그려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최명길의 주장 내용은 ‘문제 해결’과 관련한 국어 능력을 통해 다음과 같이 이해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최명길은 국가 안위에 관한 대책을 주장한 것이다.

주장은 참, 거짓이 아니라 타당, 부당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최명길은 자신의 주장을 ‘합당한 판단’이라고 하면서 ‘논거를 들’었다고 한다. 논거와 주장 사이에 아무 문제가 없을 때 타당, 합당하다 한다.

논거는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된다. 앞에서 주장 파악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는데, 그에 못지 않게 논거 제시 방법을 이해해 두면 글 읽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척화론자들의 나라의 존망을 헤아리지 않는 의리를 비판

주장을 펼치는 전략 중에 하나는 반대편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지적(비판)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일을 반드시 해야 하지만 일단 반대편이 옳지 않음을 증명하면 자신의 주장이 상대적으로 옳은 것이 되므로 반대편 주장에 대한 비판은 내 주장을 설득하는 데 손쉬운 전략 중에 하나다.

지문에서도 최명길은 ‘척화론자들의 ‘나라의 존망을 헤아리지 않는 의리’를 비판’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런데 논거는 하나의 주장이며 그 또한 근거를 들어 뒷받침되어야 한다. 즉 다음과 같은 것이 일반적인 논증 구조인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글을 읽어 이해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복잡한 논증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는 훈련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문에서 든 논거, 즉 척화론자들은 나라의 존망을 헤아리지 않는 의리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으면 자신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된다. 그럼 최명길은 어떻게 그 논거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들었을까?

우선 최명길은 ‘경연광이 … 강경론을 주도하였고, 결국 요가 침입해 후진은 멸망하’는 역사적 사실을 말한다.



역사적 사실(史實) 등을 포함한 객관적 사실(事實)을, 주장을 펼치기 위한 ‘사실 논거’라고 한다. 지문에는 후진 멸망과 관련한 사실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척화론자들의 잘못을 주장하고, 나아가 청과의 화친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호안국은 춘추에 따르면

인용을 통해 주장을 뒷받침하는 방법도 있다. 지문에 ‘호안국의 주장을 인용하며 신하가 나라를 망하게 하면 그 일이 바르다 해도 죄를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근거를 드는 방법 중에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을 인용하는 것인데, 이를 '소견 논거'를 들었다고 한다.



최명길은 ‘호안국’이라는 권위자의 주장을 인용하는 방법으로 ‘신하가 나라를 망하게 하면’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하고, 그것은 척화론의 잘못이라는 논거를 뒷받침하며, 나아가 청과의 화친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설득하는 논거로 사용되었다.

어떤 사람의 말만이 소견 논거인 것은 아니다. 지문에는 ‘‘춘추’에 따르면’이라고 하면서 ‘춘추’를 인용하고 있다. 춘추는 공자가 노나라 은공(隱公)에서 애공(哀公)에 이르는 242년(B.C.722~B.C.481) 동안의 사적(事跡)을 편년체로 기록한 책이다. 공자가 지은 것이니 권위 있는 책임에 틀림없다. 춘추의 내용인 ‘신하는 먼저 자기 자신의 임금을 위해야 하므로, 조선의 신하가 명을 위하여 조선을 망하게 하면 안 되는 것이 마땅한 의리라고 하였다.’는 다음과 같이 논거와 주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조선이 해외에서 조공을 바치는 신하일 뿐이기 때문에 명을 위해 멸망까지 당할 의리는 없신하는 자신의 임금을 위해야 하므로, 조선의 신하가 명을 위하여 조선을 망하게 하면 안 되는 것이 마땅한 의리라

연역적으로 자신의 주장이 옳음을 밝히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제와 결론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한다. 전제는 일상생활에서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을 이루기 위하여 먼저 내세우는 것을 뜻하지만 논리학에서는 추리를 할 때, 논증에서 주장, 의견에 해당하는 결론의 기초가 되는 판단으로 쓰인다. 두 전제와 하나의 결론으로 이루어진 연역적 추리법인 삼단논법에서는 두 전제를 대전제, 소전제로 구별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문의 ‘조선이 … 해외에서 조공을 바치는 신하일 뿐이기 때문에 명을 위해 멸망까지 당할 의리는 없’다는 내용을 삼단논법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삼단논법을 이해할 때 숨은 전제를 생각해 내는 국어 능력이 필요하다. 즉 지문에는 대전제인 ‘조공을 바치는 신하는 멸망을 당할 의리는 없다.’는 대전제가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읽으면서 숨어있는 전제를 위와 같이 추리해 내며 읽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설명하겠다.

한편 ‘춘추’의 내용도 삼단논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삼단논법은 앞의 삼단논법과 달리 ‘A이면 B이다’는 형식의 대전제를 사용하고 있다. 어떤 형식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삼단논법의 유형이 결정되는데, 글의 내용을 어떤 유형의 삼단논법으로 바꿀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국어 능력이다. 이에 대해서도 추후 자세히 설명하겠다. 여기에서는 연역적 방법으로 논거를 들거나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것만 이해하자.

그런데 왜 연역적 방법을 사용하는 것일까? 두 전제가 모두 참이고 위와 같은 형식대로 추론이 이루어지면 반드시는 결론은 참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도 추후 자세한 설명이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에서는 위에서 상대방 주장이 잘못됐음을 입증해도 자신의 주장이 옳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했는데, 최명길은 연역법을 통해 명과의 의리보다는 나라가 살아야  하는 것이 중요함을 논리적으로 말하고 있다는 것만 이해하자. 그러면 청과의 화친이라는 최명길의 최종 결론이 입증되는 것이다.

   

고조는 요나라의 힘을 빌리며 신하가 되기를 자처경연광이 요의 신하라고 칭하는 것을 그만두자는 강경론을 주도호안국은 심정은 이해할 만하지만 경연광을 비판최명길은 이 호안국의 주장을 인용

사람들의 생각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과 어떤 사람은 생각이 같고, 어떤 사람과 생각이 다른지를 써 놓은 글들이 많다. 지문에서도 그런 내용이 들어 있다. 지문에 ‘고조’, ‘경연광’, ‘호안국’, ‘최명길’의 생각들이 나타나 있다. 이들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며 이해하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고조는 … 요나라의 … 신하가 되기를 자처했다. 그런데 … 경연광이 요의 신하라고 칭하는 것을 그만두자…을 주도’했다고 했는데, 이는 고조와 경연광의 생각이 반대임을 보여준다. 또 ‘호안국은 … 심정은 이해할 만하지만 … 경연광을 비판했다’고 한다. ‘A는 B를 이해하다’고 하면 A와 B의 생각이 어느 정도 일치함을 드러내고, ‘A가 B를 비판하다’고 하면 A와 B의 생각이 반대임을 나타낸다. 또한 ‘A가 B를 인용하다’고 하면 대부분 A가 자신의 생각과 같은 B를 이용하는 것이다. 철수 쌤은 생각이 다른 경우는 를, 같은 경우는 =를 이용해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나아가 지문에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지만 숨어 있는 생각들의 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점선으로 표시하는 것은 바로 그 경우이다.

그런데 위에서 호안국과 경연광 사이에는 ↔과 =가 모두 표시되어 있다. 호안국이 경연광에 대해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를 동시에 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즉 경연광의 양면성(한 가지 사물에 속하여 있는 서로 맞서는 두 가지의 성질)을 말한 호안국의 생각을 표시한 것이다. 양면성을 말하는 내용이 많으므로 알아 두었다가 글을 읽을 때 이용해 보도록 하자.


[이것만은 … ]의 정답

주화(主和), -론(論), 강화(講和), 논거(論據), 화친(和親), 합당(合當), 존망(存亡), 의리(義理), 제위(帝位), 자처(自處), 칭(稱)하다, 강경(强硬), 주도(主導), 오랑캐, 설욕(雪辱), 조공(朝貢), 사직(社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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