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 타임 - 제이크 냅, 존 제라츠키
어떤 계기가 있어서 최근 몇 주 동안 일의 생산성과 자기 개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시간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저 시간을 1분이라도 더 짜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는 것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3년 전 꽤 흥미롭게 읽은 시간 관리 책을 떠올리게 됐다.
시간을 절약하자는 말이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을 위한 시간을 만들자는 이야기다.
(p.21)
요즘 내가 시간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다이어리가 있다. 일명 PDS(Plan Do See) 다이어리. Do가 가장 중요하지만, Do를 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가 바로 Plan과 See이다. 그중에서도 Plan은 하루의 주도권을 잡는 데 매우 중요하다.
체계화된 하루가 실제로는 자유를 만들어낸다. 계획이 없으면 다음에 뭘 할지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고, 해야 하거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느라 주의가 산만해질 수 있다.
(p. 92)
이 책의 중심 주제는 하이라이트와 초집중이다. 간단하게 말해, 매일 그날의 하이라이트를 정하고 하이라이트를 달성하기 위한 초집중 시간을 미리 정해놓는 것이다. 큰 틀(Highlight)을 먼저 잡고 집중(Laser)하기 시작하면 나머지 시간은 그 하이라이트를 달성하기 위해 보조하는 시간으로 자연스레 맞춰진다.
책에서는 초집중을 위한 시간을 미리 잡아 놓으라고 권한다. 그 시간만큼은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시간으로 정해버리는 것이다. 그저 수비적으로 남들이 방해하지 못하는 시간을 정한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공격적으로 내가 그날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그 시간에 배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고, 휴식 시간조차 계획의 일부로 전략적으로 정하는 것이 다른 계획을 이행하는 것만큼, 어쩌면 그것보다 더 중요할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치명적으로 생산성과 집중력을 떨어트리는 게 스마트폰이다. 그중에서도 카톡, 책에서 얘기하는 즉답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즉답이라는 미친 짓이 우리 문화의 디폴트 행위가 되었다. (...) 일괄 처리할 시간이 날 때까지 메일 수신함을 거의 확인하지 않고 메시지들이 쌓이게 놔두면 된다. 초집중 모드를 위한 시간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답장을 천천히 보내면 된다.
(p.162)
실제로 사람들이 주의를 전환했다가 본래 하던 일로 되돌아오는 데 평균 23분 15초가 걸린다고 한다. 1시간만 집중을 유지해도 굉장히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기분이 굉장히 좋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을 하면 기분이 너무 안 좋아지고 효율도 안 나와서 생산성도 떨어진다. 하루의 만족도가 굉장히 낮아지는 것이다.
아무리 시간을 낸다고 한들, 내 체력과 컨디션이 받쳐주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를 위해 나는 요즘 설탕 및 정제 탄수화물 끊기를 실행 중이다. 앞의 것들은 조금만 먹어도 몸의 컨디션을 떨어트리고 장기적으로 건강도 해친다.
그리고 휴식을 할 때도 제대로 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쉰다는 명목으로 스마트폰으로 쓸데없는 것을 보면 오히려 컨디션이 나빠질 수 있다. 단순히 자전거를 타더라도 체인에 녹이 슬거나 기름칠이 안 되어 있거나 어떤 부품이 헐겁게 조여있거나 기어가 잘못 맞춰져 있으면 제대로 속도를 내기 어렵고 과도하게 힘이 들어간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의 몸은 유기적이기 때문에 일관된 컨디션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실험하고 공부해야 한다.
특히 명상에 관해서는 할 말이 많다. 명상은 하면 좋은 것에서 이제는 안 하면 멍청한 것으로 인식을 바꿔야 할 것이다. 고작 3분 정도만 호흡에 집중해도 크게 집중력이 오름을 느낄 것이다. 명상에 대한 내용은 내가 쓴 다른 서평을 참고하길 바란다.
명상은 뇌를 위한 휴식이다. 하지만 명상은 뇌를 위한 훈련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 운동이 근육을 단련하는 것처럼 명상은 뇌의 일부 영역을 더 두껍고 강하게 만든다.
(p.247)
마지막으로 See를 잘해야 한다. 이 책은 과학적 방식을 이용해 내 하루를 돌아보고 더 나아지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라고 권한다. 아래는 과학적 사고의 과정인데, 이것을 PDS에 적용할 수 있다.
1.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
2. 왜 그런 식으로 일어나는지 추측
3.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실험
4. 결과를 측정하고 가설이 옳은지 판단
내가 어떤 상황에서 집중을 잘하고, 어떻게 해야 컨디션이 좋아지고, 뭘 먹으면 생산성이 떨어지는지를 실험을 통해 계속 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맞는 이상적인 루틴을 개발해 간다. 물론 모든 게 Do를 위한 Plan과 See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도구를 발전시켜 나가는 생각만으로 즐겁다. 나는 얼마나 더 성장하게 될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