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 여름을 쓰다 1
다음없는
미친 열정으로 달아올랐던 자리,
달뜬 호흡만 털썩인다.
그나마 감정이라 불렀던 것들이
그만 등만 내준다.
이름조차 없던 그것들은,
체온이 식는 순서대로 떠났다.
붉은 숨이 닿았던 구석마다
흠칫했던 살결만이 노곤히 눌려 있다.
거긴 분명히 나였고,
너였다.
피가 빠르게 식는다.
차가워지지 않아
여름이었다.
여름은 그렇게 앉아 있고,
나만 쉼없이 일렁였다.
그 밤,
목덜미로 한 줄기 땀이 흘러내렸다.
수없이 불렀던 이름은
어깨를 스치는 거친 숨에 걸려 있다,
천천히 흩어졌다.
속모를 풀벌레 소리만이
사각사각 수은주를 갏아댔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잔 바람이
옆 머리를 툭 치고 간다.
뜨겁던 순간은 잠깐이었고,
기억은 아직도 눅눅하다.
그 안에서 누구도 말이 없었다.
밤꽃향이 어둠에 묻혀 사그라든다.
여름은 그렇게 흘렀고,
나만 그렇게 다 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