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힘이 센가

달리 보는 힘

by 포포

<농업의 힘>이라는 책을 몇몇 지인에게 선물했더니 반응들이 다양하게 나왔다. 흥미로운 것은 ‘농업’에 종사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반응이 전혀 달랐다는 점이다. 다른 반응들은 각설하고, ‘힘’에 관한 대화만 소개한다.


-농업이 무슨 힘이 있나요? 아무 힘도 없어요.

-농업이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분야이긴 한데, 너무 힘이 없어요.

-힘을 키워야 하는데, 무슨 비결이라도 실려 있나?


농업계 지인들의 대체적인 반응들은 그랬다.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일수록 농업은 힘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다. 반대 반응들을 보자.


-농업이야말로 힘의 원천이지. 제목 좋네요.

-강대국일수록 농업 강국이라면서요?

-미래는 농업이 대세죠. 미래 국가의 힘은 농업-ICT-지식산업의 3대 축에서 나올 겁니다.


오히려 비농업계 사람들이 농업에 대한 평가를 후하게 내렸다. 그들은 농업이 잘 돼야 우리가 잘 사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우리 삶의 안정이 농업에서 비롯된다고 여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계 사람들은 농업의 힘이 약하다고 믿고 있다. 이유가 뭘까? 몇 가지 원인을 찾아보았다.


첫째, 자본의 힘이다. 농업계의 인구 대비 생산액이 타 산업보다 현저히 낮다는 게 증거다.

둘째, 정치의 힘이다. 정치적 영향력은 표에서 나오는데 도시보다 농촌의 표가 월등히 적다. 정치적 영향을 키워 농업계의 문제를 개선하고 발전시킬 힘이 그만큼 떨어지는 것이다.

셋째, 사람의 힘이다. 모든 사회적 힘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지난 수십 년간 농촌은 사람을 키워 도시로 내보냈다. 이후 오랫동안 고령자와 저학력층이 남아 농촌을 지켰다. 사람의 힘이 약하니 업계의 힘도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넷째, 기반의 힘도 약하다. 지리적 여건이나 첨단설비를 통한 보완 능력이 떨어지니 농업의 힘이 강해질 리 없다.

다섯째, 조직의 힘 역시 마찬가지다. 농업은 타 산업보다 조직적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공동체가 약화되고 실리 추구에 급급한 협동조합들에 의존하면서 더욱 조직적 역량 발휘가 어려워졌다. 현안을 놓고 투쟁에 몰두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발전적 힘을 응집시킬 수가 없다.

(이 모든 원인 분석은 순전히 주관적인 것이니,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오해하지 마시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은 힘이 있다. 위 원인들은 모두 지나가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힘이 약해도 희망의 힘이 강하다면 쓰러진 풀들이 일어난다는 것을 살면서 수없이 보아왔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시장의 핵은 일반(보편적) 농산물에 집중되고 있다. 농업의 중요성이 각별히 각인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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