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알아? 연애 어떻게 하는지?

by 파퓰러

오랜만에 30년 지기 친구와 한잔 했다.

내 30년 지기 친구는 26세에 결혼을 했고 아이가 셋이나 된다.

첫째는 고3이다.

남편과 사이가 안 좋아 서로 떨어져 지낸다는 친구는 말한다.

"그땐 너무 어렸고, 아무것도 몰랐었어. 다시 돌아간다면 그냥 혼자 살 것 같아. 혼자가 편해."

그러며 묻는다.

"넌 왜 연애 안 하냐? 연애는 할 수 있잖아. 이런 맛집도 남자친구랑 오면 얼마나 좋아."


친구가 아이 셋을 낳고 첫째 아이가 고3이 될 동안 나는 결혼도 연애도 포기하고 지냈다.

"그렇지. 이젠 나이가 드니까 돌쇠 같은 사람이 필요한 것 같긴 하더라."


작년부터 난 국내 이곳저곳 혼자 여행을 다니며 가끔은 돌쇠가 필요함을 느꼈다.

블로그 체험 가면 함께 맛있는 것도 먹어주고 사진도 찍어줄 사람.

어디선가 할 일 하고 있다가 내가 필요할 때 짠~ 하고 나타나서 나와 놀아주는 사람.

내가 어딘가로 주말에 훌쩍 떠나고 싶다고 말할 때 날 그곳에 데려다줄 기사 역할을 할 사람.

때론 고요한 밤에 내 곁에서 잠자코 머물러 줄 수 있는 사람.

함께 푸른 들판을 바라보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사람.

늙어서까지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지만 존재만으로도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남자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 내 앞에 있는 친구가 26세에 결혼을 안 했다면 내 돌쇠가 되어 있었을 수도 있겠다.


친구는 말한다.

"야, 너네 아빠 같은 사람 만나. 그런 사람이랑 연애해."

되돌아보니 내 인생 동안 나의 돌쇠와도 같았던 우리 아빠.

이제 내가 돌순이 역할을 자처해야 할 때가 오고 있음을 느낀다.

친구는 그 돌쇠가 없을 때 어떻게 극복할지, 그것도 준비하라고 말한다.


그걸 떠나 내게는 큰 문제가 있다.

내가 연애를 안 하는, 혹은 못 하는 이유.


"난 연애를 어떻게 하는 건지 몰라. 넌 알아?"

친구는 잠시 생각에 빠진다.

"나도 몰라."


철없던 시절을 지나, 30년을 넘어, 인생 중반을 살고 있는 우리.

아직도 우리는 인생이 뭔지 모른다.

그리고 그때와 똑같이 변치 않은 순수한 모습으로, 각자의 삶에 상처받으면서도 그 고통을 이겨내며, 각자의 스타일대로 인생을 이해하려 하고 있다.

서로가 이해하고 있는 인생에 대해 대화도 나눠보며 여전히 인생을 알아가고 있다.


그래서 인생은 뭘까.

그리고 애 셋인 엄마도 모르는 연애는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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