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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쓰담 Apr 03. 2024

너도 나도 불편하게

은행에 다. 주택담보대출 서류 작성을 해야 했다. 언제나 그렇듯 예금팀은 대기가 있었지만 대출팀은 없었다. 호표를 뽑고 오래지 않아 순서가 되었다.


대출을 시행한 지점 직원과 통화가 되어야 하는데 점심시간이라서 자리에 없는 듯했다. 창구 직원은 메모를 남겨두었으니 뒤에서 기다려 달라고 했다. 자리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큰 소리가 났다.


아니-이!!
여기는 기다리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직원은 딸랑 둘이고
저기는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직원이 많고!!
잡담하는 직원도 있고!!!

이게 말이 됩니까?
(버럭)



순식간에 공기가 무거워졌다. 예금 업무를 보려고 기다리던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다가 화가 난 것 같았다. 책임자처럼 보이는 분이 와서 상황 설명을 했지만 아저씨의 분은 쉬이 풀리지 않았다.


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들 모두 참으로 불편해졌다. 직원들이 부랴부랴 움직였다. 얼른 일 보고 나가면 좋겠다 싶었다. 다행히 오래지 않아 끝났다.



목소리를 냈어야 했겠지만 방법이 없었을까.

상황을 보다 좋게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나이가 들면 그래지는 걸까.

목소리가 큰 놈이 이긴다던데 정말인가.

저런 사람은 되도록 만나고 싶지 않다.


많은 생각이 순식간에 머리를 휘저었다.

그만그만, 볼 일 끝났으니 이제 돌아가자.



202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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