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저나무 Apr 15. 2017

재패니즈 카부키 록커, 미야비

유니버설 뮤직 서포터즈 - 유니크루 3기의 기록 #1

1. 에코백과 콧수염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한 번쯤 들었을 법한 이름이 있다. 소니 뮤직, 워너 뮤직과 함께 세계에서 손꼽히는 음악 회사인 유니버설 뮤직이다. 유니크루는 유니버설 뮤직 소속 음악가들을 대중에게 알림으로써 가난한 음악 팬들의 지갑을 열어젖히는 잔학무도한 일을 주목적으로 한다. 음악인에게 있어 그 자체로 복선과도 같은 나이 27의 호저나무지만 고민하고 있을 틈이 없었다. 재미, 명예 그리고 어쩌면 돈도 그곳에 있음이 분명한데! 그래서 신청을 했고, 유니크루가 되었다. 뭔가 중간과정이 생략된 것 같지만 신경 쓰지 말기로 하자. 그리고 사리사욕의 첫걸음, 발대식 장소로 갔더니...


기념품으로 받은 에코백을 왼쪽 어깨에 매고 어색한 미소를 짓는 나. 이미 에코백 매고 왔는데...

하늘 아래, 아니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에코백이라니. 패션 테러리스트가 된 것 같은 죄책감에 몸부림치고 있던 순간, 기념품으로 받은 에코백 안에서 의외의 물건을 발견했다. 오늘의 본론인 미야비의 베스트 앨범 <ALL TIME BEST "DAY 2">다.



2. MIYAVI - <ALL TIME BEST "DAY 2">

이런 친구가 들어있었다.

 지금까지도 즐겨 듣는 록/메탈 음악을 듣게 된 계기가 J-Rock이었던 나로서는 반갑기 그지없었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 J-Pop이란 카테고리의 존재가 말해주듯, 일본 음악 특유의 멜로디가 주는 즐거움 덕이다. 그중에서도 미야비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1차적으로 '록 음악을 하는 동양인'이라는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자신의 음악에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This Iz the Japanese Kabuki Rock>, <Samurai Sessions vol.1> 등 그간 내놓은 음반의 제목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시도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요괴 헤비메탈'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그룹 온묘자(陰陽座)만 하더라도 일본 전통에서 유래한 노랫말이나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미야비가 일본을 넘어 세계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그저 동양 문화가 주는 신비감 때문이 아니다. '록 음악을 하는 동양인'이라는 표면적 이미지 너머, 자의식 충만한 '나'라는 자아의 존재 때문이다.


 이번 베스트 앨범에서도 아트워크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미야비 본인이다. 테일러 사(社)의 어쿠스틱 기타를 사용하던 과거와는 달리 텔레캐스터 형태의 일렉트릭 기타를 매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2015년 발매된 <The Others>부터 이어진 변화는 'Day 2 mix'라는 형태로 듣는 재미를 더한다. 미야비의 대표곡이 된 "What's My Name?"부터 "Universe", "Ahead of the Light" 등 어쿠스틱 기타 시절의 곡을 일렉트릭 기타로 재녹음 및 리믹스 함으로써 베스트 앨범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와미 페달의 적극적인 활용, 타 장르와의 융합과 같은 변화를 오리지널 - 리믹스 간 비교를 통해 발견하는 것도 새로운 재미라 하겠다.


MIYAVI - The Others


3. 음악을 듣는 새로운 즐거움

 시작은 사리사욕이었으나 끝은 즐거움이라. 음악이 좋아 찾아갔던 그곳에서 깨달은 점이 있다. 당신이 음악 애호가라면 '무대 위의 음악가'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하는 '무대 뒤의 음악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레이블이야말로 무대 뒤의 음악가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 나만의 레이블 찾기, 음악 권태기가 온 당신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그것이 유니버설 뮤직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