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ERS : Who making information
홍길동은 방에 들어섰다. 그리고 심한 상처를 입은 제임스 본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딱히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본드는 간신히 눈을 떠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다행이라고 여긴 홍길동은 즉시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그를 들었다.
‘처형인이 잡혔다고? 그럼 스미스(Smith) 창고에 있는 놈은 쓸모가 없어졌잖아? 재미없군. 시시해.’
본드는 ‘스미스 창고에 있는 놈’ 이 바로 글러브라고 확신했다. 자일스가 처형인과 거래를 하기 위해 글러브를 잡았다고 했었기에, 처형인이 잡힌 그 시점에서는 그가 쓸모없다고 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글러브의 위치를 들었다.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어.”
본드는 그에게 글러브의 소재에 대해 들은 것을 말해주려했다. 글러브가 창고에 있다는 것을 들은 홍길동은 의외로 침착했다. 감정이 격한 처형인은 홍길동의 의지와 결합되면서 그의 성격도 좀 바뀌었다. 그는 자신을 본드를 병원에 데려다 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알았다. 말은 그만해. 내장 튀어나오겠다. 병원으로 갈테니까 입 다물어.”
홍길동은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축지법을 사용해 건물과 건물 사이를 건너뛰었다. 도시 위로 부는 바람이 그들을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잘못 보는 건가’
본드는 빌딩 옥상 사이사이를 뛰어다니는 지금 보이는 것이 믿을 수 없었다. 게다가 처형인은 이상한 옷을 입고 있었다. 난생 처음보는 옷이었다. 아직도 환상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잠들었다.
끼이이익.
홍길동은 본드를 위해 최대한 천천히 멈추었다. 발 끝의 마찰이 심했지만, 그 정도는 견딜 수 있었다. 그의 발밑에 병원의 간판이 보였다. 엠블란스 몇 대가 대기하고 있는 걸로 봐서 제대로 도착한 것이었다. 그는 병원의 중환자실 들어갔다. 그리고 그 곳에 있던 의사에게 그를 넘겨주었다. 출혈이 심한 그의 상태를 본 의사는 서둘러 의료기구를 준비했다. 그리고 옆에 있는 간호사에게 수술준비를 시켰다.
“복부를 절개 해야하니까 오퍼레이터 준비해. 어서!”
홍길동은 그가 수술실에 들어가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의사가 당신도 심한 출혈이라는 충고를 무시한 채, 그는 그대로 돌아나왔다. 의사는 의사의 할 일이 자신은 자신의 할일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는 우선, 본드가 말해준 위치에 가보기로 했다. 그곳에 글러브가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잠시 후, 그는 남쪽 부두의 스미스(Smith) 창고에 도착했다.
그러나,
“헛걸음인가.”
이미 그곳은 깨끗이 치워진 후였다. 그곳엔 아무 것도 없었다. 단지, 몇 개의 의자와 책상만이 황량히 뒹굴고 있었다.
“후...이제 어쩐다.”
그는 하늘을 쳐다봤다. 그런데, 그때 하늘에 폭죽이 터졌다. 홍길동은 깨달았다. 지금이 밤이라는 사실을... 그는 불현듯 안나의 약속이 떠올랐다.
‘약속할 게 안나. 글러브를 꼭 다시 데려올게. 약속할게. 내일 오후 9시에 오페라 극장에서 만나. 오페라 시작 전에 반드시 갈게. 약속해.’
‘9시... 지금이 몇 시지.’
그는 일단 그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글러브의 행방이 묘연해진 지금, 그는 국장이라도 구출해야했다. 공연의 시작은 정해져있었고, 오페라의 특성상, 그 시간을 어기면 그곳으로 들어가는 것은 힘들었으니까 말이다.
“다...당신은”
안나는 그의 얼굴을 보고 놀랐다.
“타...타그니토.”
그녀는 그에 대해 알고 있었다. 토터스 안에서 그의 이름은 악명 높았다. 그가 유명해진 이유는 워터리그 네덜란드 CEO라는 것도 있었지만, 다른 더 큰 이유가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그의 출현에 토터스 자료가 관여했다는 것이었다. 토터스 자료가 트란실바니아에서 그의 관을 꺼냈고, 그 당시, 10명의 토터스 자료가 그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 10명에는 국장, 부국장 그리고 스톤, 안데르센, 마티아스, 안나 등이 포함되어있었다. 그런데, 국장, 부국장과 안나 이렇게 세 명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살해당했다. 지금까지 살해범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현재로선, 유력한 살해범으로 타그니토가 거론되었다. 이유는 그 곳에 있던 10명의 사람들은 타그니토의 저주에 대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타그니토는 항상 이렇게 여기고 있다고 한다. 이들 세 명만 없으면 자신은 영원히 저주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물론 이 모든 말은 검증이 되지 않은 소문에 불과했다.
‘정말 소문이겠지? 소문일거야.’
그녀는 계속해서 자기 최면을 걸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
“레이디. 왜 그리 놀라시오? 내가 누군지 아는가?”
타그니토는 정말로 그녀를 모르는 것이었을까.
“제가 파트너가 없어서 그런데, 숙녀 분께서도 파트너가 없으시다면 같이 관람을 해도 되겠습니까?”
‘뭐야 이 사람. 마치 나에 대해 처음 본 것처럼 대해잖아? 무슨 생각이야. 정말 기억나지 않는 건가?’
안나는 그를 쳐다봤다. 그런데 쳐다보면 볼수록 정말로 안나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듯 싶었다. 그는 거짓이 없는 눈이었다. 그의 표정을 본 안나는 신기하게 여기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안전하다 싶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타그니토는 안나에게 팔짱을 허락했고,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공연장 안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밖에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혹시 아세요?”
“이유를 말씀이신가요?”
타그니토는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안에는 중국패왕과 미국 대통령이 있지요.”
“중국황제요? 아니 왜 그런 위험인물이 여기 왜 있어요? 전쟁이라도 벌이러 온 것인가요?”
“그것 봐요. 당신도 그의 이름만 듣고도 흥분하지 않소? 밖의 사람들이 이 안으로 들어오려고 기를 쓰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지요.”
“그렇구나... 그런데 주원장은 어디있어요?”
타그니토는 손가락으로 오른쪽 벽을 가리켰다. 돌출된 특별좌석으로 말이다. 그곳엔 거구의 남자가 있었다. 타그니토의 말대로 정말로 중국패왕이었다. 9척이 넘는 키의 소유자였기에, 멀리서도 뚜렷히 알 수 있었다. 주원장은 오페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오페라가 끝나면 자신은 파워국장을 넘겨받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힘’ 을 얻게 되는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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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황제 아니신지요?”
총리대신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주원장은 옆을 쳐다봤다. 총리대신 전재가 앉아야할 자리에 한 노인이 앉고 있었다.
“닮았다는 소리는 많이 듣소. 하지만, 아니오. 나 따위가 어디 그렇게 위대한 사람의 발끝에나 다가갈 수 있겠소?”
그는 스스로를 위대하다고 칭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아닌 것처럼.
“그렇다면 그렇게 ‘위대한 사람’ 이 왜 세계를 위협할까요?”
노인은 주원장을 쳐다봤다. 마치 그가 주원장이라고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면서.
‘이 노인. 무슨 기운이 느껴지는 군. 예사롭지 않아.’
주원장은 노인이 느닷없이, 인사도 없이, 이렇게 예의없게 말하는 것이, 시비을 가리자는 어투가 아님을 알았다. 그는 단지, 노인이 자신에게 할 말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절대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서 아니겠소?”
주원장은 자기 자신을 대변하고 있었다.
“인류 역사를 살펴 볼 때, '정의'란 '절대'라는 관형어와 함께 생각하기에는 우리의 능력이 모자란 것 같습니다. 많은 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고, 가르쳐주었지만, 실제로 실현되는 데는, 여러 상황, 입장의 차이로 인해 많은 장애가 있었죠. 많은 인간들이 '자아'를 버리고 '우리'를, 인류를 생각했더라면 더 나아졌을 텐데요. 아쉽죠.”
노인의 말과 함께 오페라가 시작되었다. 많은 박수 소리와 함께 웅장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막이 올라갔다. 오페라는 별다른 장면변화 없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배우들이 등장했다. 세 쌍의 남녀가 반라의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는 각기 다른 종류의 무기가 들려있었다.
“근본적 정의부터 다르다면 그때는 용기 있게 자신의 신념을 부르짖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함으로써라도 실천해야 하지 않겠소? 그래서 그는 힘이 필요하오. 그에게 충분한 정의가 있소. 힘만 있으면, ‘절대적 힘’ 만 가지게 되면 이 세상은 평화를 얻을 것이오.”
노인의 말에 대한 그의 대답. 그랬다. 이것이 주원장이 파워국장 에드워드를 원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근본적 정의'가 상대적인 개념으로 사용되면 자칫 표면적이어서 깊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부르짖음'이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하는 말입니다. '근본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려면, 더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하고요.”
노인은 이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았다. 주원장도 그의 의도를 알고 있었다. 그는 흐트러지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신의 목적을 밝혔다.
“맞는 말이오. 그러나, 인류역사는 '상대적' 정의의 차원에 머무르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드오. 민족, 국가, 시대에 따라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기에, 인류역사가 굴곡진 역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오. 한 국가, 한 민족의 관점에서 통일 시킨다면 그러한 문제는 사라질 것이오. 나는 그렇게 생각하오. 그는 그의 힘으로 세계를 통일할 것이오.”
주원장의 말을 들은 노인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둘 간의 대화는 오페라의 한 막(scene)이 넘어갈 때까지도 이어지지 않았다. 3막 이 끝나자 잠시 휴식 시간이 찾아왔고, 노인과 주원장은 공연장에서 잠시 나갔다. 물론 데리고 온 하객 30여명과 함께 말이다. 그들 대부분은 주원장의 호위무사들이었다.
밖으로 나간 주원장은 신사노인의 뒤를 잠시 따라갔다. 그러나 신사노인은 걸음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너무 멀리까지 가는 것은 잠시 후 시작될 공연에 다시 들어가기가 번거로웠기 때문에 주원장은 그 노인을 불렀다.
“내 말을 무시하는 것이오? 노인장?”
신사노인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그의 말에 대답을 했다.
“명확한 답을 도출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것이어서, 쉽게 대답할 수 없어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명쾌한 대답을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도 하고요. 그 문제는 좀 더 생각해보셔야겠습니다. 우리 둘 다 말이죠.”
노인은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 노인은 이미 공연을 볼 마음이 없어보였다. 그가 가는 방향은 밖으로 나가는 출구였으니까 말이다.
“노인장. 이름이나 묻겠소. 당신은 누구시오?”
신사노인은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는 주원장을 쳐다봤다.
“레닌(Lenin). 워터리그 최고회장 레닌입니다.”
워터리그 모스크바 세계본부 최고회장 니콜라이 레닌.(Nicolai Lenin). 그의 본명은 블라디미르 일리치 올리야노프(Ulanimir llich Ulyanov) 였지만, 1차 워터 워를 일으키면서 신변의 위협을 느껴 이름을 바꾼 것이었다. 즉, 그는 워터리그의 살아있는 역사로 일컫어지는 존재였다. 워터리그의 강력한 세계시장독점을 이룩해낸 경영자이기도 했다.
"저 노인이 그 레닌이라니.”
“어떡하시겠습니까. 폐하. 잡아들입니까?”
주원장은 출구로 걸어가는 레닌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 모습은 단지 노인의 모습이었다.
“아니다. 워터리그는 수십 개의 지부로 이루어져있는 단체야. 지금 저 노인을 죽여봤자 변하는 것은 없다. 난 내 의지를 그에게 천명했으니, 그도 나의 뜻을 알았겠지.”
“이제 전쟁입니까.”
총리대신 전제는 주원장의 생각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노인과의 대화가 워터리그와의 전면전쟁을 선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의 판단은 주원장의 생각과 일치했다.
“우리의 함대를 2개로 나누시게. 그리고 좌 함대에는 축전 좌장군. 우 함대에는 훙사 우장군을 각각 포진시키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이 오페라 극장을 나오는 순간. 세계는 다시 전쟁에 들어 갈거야. 물론 승리는 우리 것이다.”
주원장은 호위무사들과 함께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중국황제가 다시 자리에 들어왔습니다.”
“다시 감시에 들어갑니다. 스탠바이.”
홀더(Holder) 미 특수부대 요원들. 그들은 워터리그 미국 대통령을 보호하기위해 위협인물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 중에 중국패왕 주원장은 단연 1 순위였다. 특수부대 요원들의 80% 이상이 주원장을 감시하는데 소요되고 있었다.
“저격수 1 배치 완료했습니다.”
“저격수 2, 4 배치 완료.”
“저격수 7 배치완료입니다.”
홀더 요원들은 몸에 숨기고 들어온 무기를 화장실에서 조립했다. 그런 뒤, 2층의 구석으로 가서 저격하기 위해 준비했다. 중국패왕 주원장을 저격하기 위해.
“알았다. 계속 대기하도록.”
호크아이(Hawk Eye) 맥도날드 대통령 경호실장은 기다리던 저격수들의 보고가 오자, 그 즉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통령님. 저격수 배치 완료했습니다.”
“그런가.”
워터리그 명예 CEO이자, 미국지역 대통령인 데이비드 W. 암스테르담. 그는 일본지부 CEO 히로세 카조우와 덴마크 지부 CEO 반 캐쉬, 네덜란드 지부 CEO 타그니토 등 워터리그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같이 앉아있었다. 지금의 사태에 대해 토론하고 있었다. 이미 결론은 거의 확정되어 가고 있었다. 전쟁. 아니면 협상. 이 둘 중에서 그들은 고민하고 있었다. 이때 미 대통령이 나섰다.
“박스를 넘겨주기 전, 주원장을 암살합시다.”
그는 주원장과의 협상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것을 제시했다.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아래 그의 행위는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행위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함부로 내뱉을 수 있었다.
“암살이라니요. 남극기지는 그가 물러나지 않았다면 파괴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히로세는 중국패왕과 간신히 협상을 이룬 그 날을 기억했다. 자신이 간신히 이룩해 놓은 일을 미 대통령은 너무나도 간단히 파기하려했다. 만약 박스를 넘겨주지 않고, 전쟁이 일어난다면 히로세는 자신이 거짓말 한 것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양심 상 그럴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위협이 없었다면 그런 일도 없었겠지요.”
맞는 말이었다. 이 것 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가 없으면 세계가 좀 더 평화로워질 것은 뻔한 이치였다. 이 한마디의 말로 힘을 얻어, 대화는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얼마간의 토론 끝에 그들은 결론에 도달했다. ‘중국패왕의 암살’ 로 정해졌던 것이었다.
“저격수.”
“예. 저격수 1 입니다.”
“저격수 2, 4입니다.”
“네. 저격수 7입니다.”
암스테르담은 잠시 숨을 골랐다. 일말의 망설임이 있었던 탓이었을까. 그래도 그는 끝까지 자신의 국민을 생각했다.
“박스가 넘어가는 즉시, 주원장을 사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