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기고문] HACCP인증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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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푸드 칼럼니스트이자 요리 연구가로
활동하는 이주현 입니다!

얼마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HACCP 관련하여 기고문을 작성했습니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이라서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소재를 중심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 원고를 작성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전문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가능합니다.



https://blog.naver.com/kfdazzang/223116246226



HACCP 이라는 안전 한 스푼으로 소중한 일상에 안심을 더하세요!

푸드칼럼니스트이자 요리연구가 이주현님은
우리가 마주하는 식품에 깃든 HACCP을 안전 한 스푼으로 표현해주셨는데요�

우리의 평화로운 식탁에 안심을 더하는 법
이주현 칼럼니스트님의 시선으로 함께 만나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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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일상을 위한 안전 한 스푼,

평화로운 식탁에 안심을 더하는 법.


푸드 칼럼니스트이자 요리 연구가로서 하루의 대부분을 음식과 맞닿으며 살고 있다. 특히 레시피를 개발할 때면 부엌에서 하루 종일 음식과 씨름을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가장 곤욕스러운 부분은 내가 생각한 맛이 안 나올 때다. 그러면 음식을 어린아이 대하듯 한 없이 구슬려 본다. 재료의 배합을 달리하거나 양념을 추가하는 등 이리 달래고 또 저리 다독이며 해결책을 찾아간다. 하지만 이런 나라도 음식을 대할 때 일말의 여지를 두지 않고 냉정해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위생’에 관련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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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참치 감자전’을 만들었을 때를 떠올려본다. 바삭하게 구운 감자전과 고소한 참치의 조합을 생각하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하지만 이 요리가 저절로 식탁 위에 올라오지는 않는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요리의 결과물이 올라올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음식을 별 탈 없이 맛있게 먹기까지는 조리 과정 외에도 꽤 번거롭고 세심한 과정들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마트에서 구매해 온 감자를 손질한다. 감자를 세척하며 매의 눈으로 찾는 것은 다름 아닌 감자의 싹이다. 수줍게 고개를 드는 연둣빛의 싹에는 위험천만한 솔라닌이라는 독성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다. 그래서 반드시 넓은 부위로 꼼꼼하게 도려내야 한다. 다음은 통조림에 든 참치를 사용할 차례다.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니 통조림 속에 참치가 반이나 남았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바쁜 부엌에서 이 통조림을 외면하고 다음 요리 과정으로 넘어가고 싶다. 하지만 요즘처럼 무더운 시기에는 특히 통조림 안에 식중독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쉽다. 결국 모든 과정을 일시 정지한 채, 남은 참치를 용기에 보관하여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이뤄지는 도마는 또 어떠한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정신없는 요리 과정에서도 도마는 식품군별로 따로 사용해야 한다. 특히 육류와 채소는 각각 도마와 칼을 분리해서 사용해야 교차오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우리가 ‘안전한 위생’을 위하여 부엌에서 지키는 크고 작은 주의사항은 수없이 많다. 조금은 귀찮고 번거로운 과정일지라도 모른 척 그냥 넘어갈 순 없다. 요리를 완성하는데 맛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라는 것을 우린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 작은 부엌 안에서도 스스로 엄격한 규칙을 따르며 음식과 접촉하고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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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인증 체계, HACCP

맛있지만 안전하지 않은 식탁은 그저 위태로울 뿐이다. 음식을 직접 요리할 때는 위생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만 식탁 위에 평화를 사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평화로운 식탁에 우리의 손길이 닿지 않는 판매 음식이 올라올 때, 마음 편히 안심을 더하는 법은 과연 무엇일까. 그 해결책 중 하나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관리하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HACC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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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CP'은 ‘위해요소 분석(Hazard Analysis)’과 ‘중요 관리점(Critical Control Point)’ 각각의 첫 알파벳인 HA와 CCP를 합쳐서 만든 용어이다.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식품을 제조하는 각 과정의 위해요소를 분석하여 이를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작은 부엌 안에서도 위험 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식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과연 어떨까. 원재료의 세척부터 시작하여 제조, 가공, 조리, 포장, 유통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이 기나긴 여정에는 수많은 위해요소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를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인체의 건강을 해할 우려가 있는 식품 위생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과학적인 위생 관리 체계인 ‘HACCP(해썹)’이 존재한다.


안전에 있어서는 사후 대책보다 무조건 ‘사전 예방’이 최선책이 된다. 각종 오염이나 식중독균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인지하고, 이런 부분에서는 더욱 주의 깊게 음식을 다뤄야 한다. 식품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아예 그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것이 바로 ‘HACCP’의 본질이자 기본 원리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감자의 독성을 제거하는 것, 식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통조림을 곧바로 처리하는 것, 교차오염을 막기 위해 도마를 바꿔 쓰는 것 등. 우리의 작은 부엌 안에서도 위해요소를 분석하고 중요 관리점을 특별히 조심한다는 면에서 각자의 HACCP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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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을 거치면서 냉동 가공식품의 수요량이 급증했다고 한다.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냉동 가공식품은 그야말로 식탁 위의 단골손님이다. 냉동식품 중에서도 냉동 만두류, 냉동 면류, 냉동 피자는 HACCP 인증을 받아야 하는 의무 대상이다. 그중 우리가 즐겨 먹는 냉동 피자가 포장지 뒷면에 작고 동그란 HACCP 인증을 받기 위해 얼마나 깐깐하고 철저한 시스템을 거쳐야 하는지 그 여정을 살펴보자.


HACCP은 공정별로 위해요소를 분석한다. 따라서 각각의 조리 단계마다 그에 걸맞은 과학적인 시스템을 거친다. 첫 번째로 피자 토핑에 사용되는 야채를 세척한다. 이때 농약 등의 화학적 위해요소와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하여 꼼꼼한 세척과정을 거친다. 다음은 피자의 소스를 가열하는 공정이다. 식중독균 등의 위해요소를 통제하기 위하여 정해진 가열 시간과 온도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피자도우를 성형한 뒤 굽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다. 혹시 모를 생물학적 위해요소를 제거하기 위하여 굽는 온도와 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한다. 조리 과정이 끝났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포장 단계 역시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 위해요소가 숨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조리된 피자는 내포장 단계에서 금속 검출기에 하나씩 통과시켜 금속 이물이 있는지 확인한다. 금속 검출기를 무사히 통과한 피자는 동결시킨 후 마지막으로 외포장을 거쳐 출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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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과학적이고 철저한 여정을 거쳐야 냉동 피자는 비로소 HACCP 인증을 받고 우리 식탁에 오를 수 있다. 우리가 자주 보는 저 작고 동그란 HACCP 인증 표시에는 식약처가 규정한 엄격한 기준과 이를 준수하기 위한 생산자의 치열한 노력이 담겨 있다. 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존재하기에 우리의 식탁은 오늘도 평화롭게 안전을 유지할 수 있으니, 참으로 반갑고 소중한 인증 표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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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있어 얼마나 맛있냐보다는 얼마나 위생적인지가 더 중요한 것은 이제 말할 것도 없다. 판매 제품뿐만 아니라 음식점 그리고 우리의 가정까지, 음식을 다루는 모든 곳이라면 어디든 해당하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소중한 오늘의 한 끼에 안심을 더하는 법은 ‘예방’에 있음을 다시 한번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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