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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하라의현인 Feb 03. 2023

영화리뷰 - 용서받지 못한 자 & 사관과 신사

<용서받지 못한 자>와 <사관과 신사>를 통해 본 한미 병영생활

<용서받지 못한 자> 감독 : 윤종빈

<범죄와의 전쟁>으로 한국 대표 기대감독으로 떠오른 윤종빈 감독. 특히 새로 작업 중인 <군도>는 출연배우의 면면으로 개인적으로는 2013년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이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한국 병영생활을 아주 리얼하게 표현해 놓았다. 1990년도 군대현실을 정확히 묘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기부터 군복무를 시작한 사람들은 공감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한국 병영생활은 빠르게 변화하였다.  


극 중 이승영(서장원)은 용서받지 못한 자이다. 그는 친구인 유태정(하정우)에게 용서를 구했으나 용서받지 못했고 이는 사회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결국 그의 말로는 '자살'이다. 


영화는 한국 군대의 경직성과 비합리적인 생활들, 인간의 기본권리인 자유가 제한되는 병영생활을 보여준다. 극 중 유태정은 군대생활에 성공적으로 동화된 인물이고 이승영은 이에 대해 비판의식을 갖고 동화되기를 거부하다 못해 변혁을 꿈꾸는 인물이다. 그리고 허지훈(윤종빈)은 이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자살이라는 비극적 말로를 맞는 인물이다.  


이승영은 자신이 군대생활을 바꿀 것이라 주장하며 이병 때부터 군대문화를 거부한다. 나 역시 군생활 때 이러한 생각을 가진 적이 있다. 아니 대다수의 장병들이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들 마찬가지로 결국은 순응하고 동화되는 과정을 겪는다. "내가 바꿀 거야"의 허구성이다. 이는 자신의 자유를 제한당했을 때 갖는 생각이며 동시에 자신이 권한을 가졌을 때 사라지는 생각이다. 결국 이승영도 군생활에 동화되고 군생활에 적응되지 못하고 특히 여자친구와의 이별로 심적 아픔을 겪는 후임 허지훈을 보듬어주지 못한다. 이승영은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갖고 있으나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 적절한 지점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결국 사회에 순응한 자신을 발견하고 몰락하는 현대사회의 군상인 것이다.  


여기서 내가 짚고자 하는 것은 한국 병영생활이다. 지금은 많이 변화하였지만 한국 병영생활에는 '집합', '얼차려', '내무생활에서 가혹행위', '폭력'이 존재하였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떠할까? 


<사관과 신사> 감독 : 테일러 핵포드 


사관과 신사는 리처드 기어가 사관과 신사과되는 과정과 미국 해군 장교의 훈련과정을 보여준다. 미국 일반병들의 생활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과 계급 차이로 인한 갈등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국 병영생활과 직접 비교하기에는 부적절할 수 있다. 적당한 영화를 찾기 위해 서치 하였으나 적당한 영화를 찾지 못하였다.  

그래도 사관과 신사에서 한국 병영생활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는 있었다. 


공통점은 훈련과정에서 개인의 인격과 자유는 충분히 제한된다는 것이다. 또한 상관의 명령은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즉, 상관의 명령이 비합리적이고 가혹하더라도 '군대'라는 조직체에서는 용인되는 것이다. 이는 군대의 임무와 관련이 있다. 군대는 국민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기관으로 전쟁수행에는 효율성과 위계가 필수적이다. 위계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작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승영이 보인 일련의 행동들(상관 명령이 비합리적이라고 해서 불복종하거나 상관에 반항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신기하게도 군화에 물광을 내는 것, 자기 옷을 각 세우는 일 등은 한국 병영과 동일하다. 즉, 이승영이 극 중 "뭣하러 물광을 내냐. 비합리적이다."라고 주장하는 일을 미군에서도 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군대는 대외적으로 모범을 보여주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관으로 보기에 정돈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공통의 규율에 충분히 적응하는 훈련을 하게 되는 것이다. 군인들은 군대에서 만든 이러한 규율에 맞추어 행동하게 되면서 규율에 순응하는 태도를 익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드(데이빗 키스)와 허지훈의 말로가 동일하다. 둘 다 여자와의 문제로 인해 자살을 택하게 된다. 이것으로 여자와의 관계가 얼마나 한 사람에 영향을 주며 특히 훈련기간 동안 정신적인 불안정이 얼마나 심화될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이는 군생활을 할 때에는 철저하게 외부와 고립되는 것이 바람직함을 보여준다.  

반면 차이점도 있다. 


모병제와 징병제의 차이는 군생활에 있어 엄청난 차이를 낳는다. 모병제 하에서는 개인에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 즉, 개인은 선택을 해서 군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만큼 자신의 자유가 제약되는 것에 대해 스스로 동의를 한 것이다. 따라서 정신력도 더 강하고 반항심도 적으며 열심히 하려고 한다. 반면 징병제하에서는 자신의 자유가 제약되는 것에 대해 스스로 동의한 것이 아니라 동의가 강제된 것이다. 따라서 비판의식이 크며 "군생활은 적당 적당히"라는 마인드가 내재된 것이다. 


둘째로 미군과 한국의 "개인의 자유"에 대한 의식의 차이가 다르다. 미군은 상관의 공적인 명령에 복종하는 것에 동의를 하고 병영생활을 한다. 따라서 사적으로 하는 불법적이고 가혹한 행위에 대해서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받기를 원하며 이에 대해 신고를 했을 경우 사회적으로 지지를 얻는다. 반면 한국은 군대에서는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시각이 있어 공사구별이 모호한 것이다.  


이 글의 요는 병영생활에서의 자유의 제약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군대라는 조직에서 개인의 자유를 존중받고 변혁을 꿈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이다. 최근 불어닥친  병영생활의 변화, 즉, 동기내무실 사용, 이병의 존중을 대폭 향상하는 변화는 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하지 못한 변화라고 생각된다. 이는 국민의 시각을 의식한 나머지 군대라는 조직의 목적과 효율성을 저해하는 행동이다. 이럴 거면 차라리 모병제로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군 입대를 앞둔 장병들 역시 이점을 인식하고 군대에 대한 비판의식을 갖기보다는 순응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좋을 듯싶다.  


- 2013.8월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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