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쟁이의 인공위성 이야기 - 4화

위성쟁이의 탄생 비화

by 포세이 돈

대략 30여 년 전 대학원에 다닐 당시, 연료전지에 대한 기초 연구가 막 시작되는 단계에서 나도 우연히 연료전지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 사실 그때만 하더라도 연료전지를 연구한 것이 위성을 관리하는 일까지 연결될 수 있을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기업의 연구소에서 대체 에너지 관련 연구를 진행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국립 연구소에 지원을 하고 합격하였다. 첫 발령을 받아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과장님께서 나의 전공을 물어보셨고 연료전지를 연구했다고 하니, 연료전지가 어디에 쓰이는 것이냐고 물으셨다. 예전에 미국의 인공위성에 연료전지를 탑재하여 운용한 사례가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위성 파트에서 근무하라고 하셨다. 순간 뭐지? 난 위성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갑자기 위성을 연구하라니.. 첫 출근자리에서 과장님께 이제 갓 신참인 내가 이러이러해서 다시 재고해 달라는 용기도 없었을뿐더러 그럴 분위기도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바로 위 선배님, 그리고 계장님이 한 팀이 되어 위성의 국제등록과 간섭 분석 등을 수행하는 부서에서 첫 발을 디디게 되었다. 90년대 말이라 위성 업무를 한다고 하면 다들 생소하고, 그때 당시에 위성 등록과 주파수 조정한다고 하면 열 손가락으로 꼽아도 몇 개의 손가락이 남을 정도로 적은 인원이 우리나라의 위성을 관리하고 있었다. (지금은 많이 늘었다고 하나 그렇게 많지도 않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90년대 말부터 휴대폰 등 이동통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었고 인원이나 세력을 보면 지상파보다 위성파가 크게 밀리는 형국이었다. 또 위성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워낙 적다 보니 다들 끈끈한 정으로 뭉치게 되고 어딜 가도 항상 뭉쳐 다니면서 우리들만의 전문 용어로 대화하곤 했다. 지상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인원도 적으면서 우리들끼리 보호막 치고 다닌다고 위성 family 또는 위성쟁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그게 위성업무를 하는 사람들의 별칭 또는 애칭으로 남게 되었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별명이 나쁘지 않다. 소수지만 끈끈한 정이 느껴지고 뭔가 소속감이 생긴 기분이 들어선가 보다.


요즘은 6G다 스타링크다 뭐다 하면서 위성에 관심이 많지만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소수의 위성쟁이였다. 이제는 지상망과 위성이 융합되는 새로운 시대에서 위성쟁이란 말이 점점 퇴색되겠지만, 한번 위성쟁이는 영원한 쟁이로 남기 위해 늘 그러하듯 오늘도 묵묵히 우리의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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