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도널드노먼의 인터렉션 디자인 특강' - 6장. 기계와의 소통
물이 끓을 때 주전자가 내는 소리가 있다. '삐이이이익-' 과 같은 소리 (물론 요즘은 포트를 많이 써서 알아서 꺼지기도하고 물이 팔팔 끓는 보글보글 소리가 더 많지만)
이 소리를 들으면 '아 물이 아주 팔팔 끓고 있구나, 곧 꺼야겠다' 라고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소리가 나를 너무 '성가시게' 하고 짜증난다기보다는 보다는 나에게 무엇인가를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것으로 인지한다.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는 이 시대에 그 기술을 직접 만들거나 활용하는 사람이라면 이 '주전자 정신(?)'을 꼭 기억해야한다 "즉, 성가시게하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많은 가전 제품에는 기본적으로 해당 기기의 작업 상태를 알려주는 시각적/청각적인 피드백 장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세탁이 완료되면 '딩 띠리리리-리!~ 띠리 리리 리리리~' , 에어컨 켜질 때 '띠리링' 등...
아마도 아주 많은 고민을 거쳐 만들어졌을 그 소리들은 단순히 느낌만으로 또는 몇 번의 학습을 통해 어떤 의미인지 파악할 수 있게된다. 하지만 여전히 어떤 만들어낸 '소리'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없고, 그것은 즉 인공적으로 만들어서 의미를 부여한 소리의 한계를 의미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기획자인 내가 잊지 말아야할 몇가지 문장에 줄을 치게 된다.
(버스가 흔들리니 삐뚤빼뚤해도 꿋꿋하게)
"원활하게 상황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고 어떻게 대응할 지 결정할 때 알려주거나 해당 상황에 대해 아무 행동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확인해주는 정보가 필요하다"
"사용자가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 발생하면 원하는 반응을 얻을 수 있도록 사용자가 취할 수 있는 분명한 행동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인공적으로 그 때 만들어낸 피드백을 학습시켜서 이해하게 만드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알려주면서, 필요하다면 행동까지 유도하는 장치를 고려해야한다. 최소한 잘못된 상황에 대해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또는 이렇게 하면된다고 알려줘야 기계와 인간이 '사이좋게' 공존할 수 있다. 기계가 무엇이든 다 할 수 없다는 것과 때로는 오류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도 안다. 하지만 그 이유나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취할 수 있는 액션조차 알려주지 않는다면, 알면서도 화가 난다. 그리고 그 부정적인 감정은 그 기술과 멀어지게 만든다.
이미 기계에 둘러쌓여 생활한지도 어언 20년... 기계와 기술덕에 편해진 건 말해야 입아프지만, 사람들도 여전히 기술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한계점을 잘 알고 있다. 마치 인간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다만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자초지종을 잘 설명해주고 어떻게 해결할 건지 대화로 풀어나가는 사람과 지속적으로 건강한 관계유지가 가능하듯, 기계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 어쩌면 못한 일에 대해 잘 풀어서 설명해주는 것이 공생하기에 더 효과적인 방법인듯 하다.
기획할 때 보통 오류 케이스에 대한 정책 수립이나 기획은 후반부에 하게되기 마련이다. 일단 어떤 기능을 만들 때 최대한 오류나 사용자가 당황할만한 여지를 줄여서 만들 것이고, 어쩔 수 없는 케이스에 대해 이어서 논의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거의 발생하지 않을 케이스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이것 까지 다 설명해줘야해'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
보통 디자이너든 기획자든 앱에 너무 많은 글로 설명하는 것을 아주아주 싫어해서 최대한 심플하게, 단순하게 줄이는 것이 항상 중요한 미션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케이스에서는 보기에 예쁜게 문제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하지만 명확하게 피드백을 준다면 글씨가 많아도 잘 설명해주는게, 애매하게 대응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오류 케이스, 엣지 케이스.. 중요한데 가끔은 가볍게 생각하는 나 스스로를 반성합니다..
*** 책에 대한 짧은 코멘트
ㄴ 도널드노먼의 '인터렉션 디자인 특강'과 '사용자 중심 디자인' 2권 모두 읽어봤어요.
ㄴ 두 권 모두 UX아버지가 오래 전에 쓴 고전으로 알려져있어 시대가 흘러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걸 보여주지만, '사용자 중심 디자인'은 모바일 이전 PC 환경 기반 내용이 메인이라 공감이 안되는 내용이 많더라구요.
ㄴ 그래서 만약 둘 중 한권을 산다면 좀 더 일반적인 이론을 담은 '인터렉션 디자인 특강'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