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간 집중력을 찾으러 떠납니다>

책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고

by 포지치아

여러 증거에 따르면 전환에 시간을 많이 쓰는 사람은 더 느리고, 실수가 잦고, 덜 창의적이며, 자신이 하는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 63p


회사에서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행동에 '전환'이 많이 발생한다. 누가 말을 갑자기 시키기도 하고, 회의가 잡히기도 하고, 메일과 슬랙에서 알람이 계속 울린다. 뿐만 아니라, 업무 특성 상 스마트폰에서 앱을 켜서 봐야하는 일이 빈번한데 그러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는 새에 인스타그램이 켜져있다...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면서도 짧은 시간 안에 손가락으로 휙휙 넘기며 깊이 없는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소비하는지, 그 일련의 과정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생각해보면 정말 놀랍다.


이런 환경 속에 살다보니 확실히 전에 비해 무언가에 몰입하는 힘이 약해졌다고 느껴진다. 아무생각없이 계속 스크롤하다가 어느새인가 왜 이런 콘텐츠까지 나오나 싶은 시점, 늦은 밤에 자는 경우는 많지만 책을 읽다가 너무 몰입해서 늦게 잔 건 과연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 의지'만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개인의 의지도 일부 원인이 될 순 있다. 하지만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현재 사회 시스템 그 자체였다. 글로벌 테크 그룹들이 계속 돈을 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유저가 더 많은 시간을 그들의 서비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한 비지니스 모델을 견고히 하기 위해 세계적인 인재들이 모여서, 우리와 같은 대중들을 사로잡을 고도화된 기술들을 수도 없이 만들어낸다. '무한 스크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무한스크롤을 하며 보낸 셀수 없는 나날들.. 너무 익숙해져서 '기술'로 인지되지도 않는 UI이다. 없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심지어 쇼핑몰에서 다음 페이지로 넘기는 UI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만 그런가요?)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느리게 음미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인지'한 것만으로도 이 책이 나에게 준 큰 선물이다. 나는 필자처럼 스마트폰과 노트북 반납하고 평화로운 섬으로 떠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아주 작고 귀여운 나만의 의지 표명으로 아이폰 홈 고정된 4가지 앱 중 하나였던 인스타그램을 3번째 페이지 폴더 안으로 멀리 귀향을 보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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