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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긍정 Jul 12. 2023

(사수 없이) 혼자 왔니?

책 <성장하는 PM을 위한 프로덕트 매니저 가이드> 서평

이 글의 BGM으로는

세븐틴의 <손오공>을 권합니다.

강한 마음이 중요하지
미래는 도망가지 않아 내가 놓기 전까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세
I Luv My Team, I Luv My Crew

- 손오공 가사 中





 들어가며 

이 글은 책 <성장하는 PM을 위한 프로덕트 매니저 가이드>의 서평을 담고 있습니다.

직접 책과 따뜻한 마음을 함께 전달주신 저자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감각적인 표지!


최근 프로덕트 매니저 관련 서평 의뢰가 잦았다. 덕분에 카피라이팅 실력이 느는 듯하다.

이 책을 한 마디로 함축하기 위해 나는 "혼자 왔니?"라는 장첸의 명대사를 택해보았다.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 

프로덕트 매니저를 꿈꾸는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 '기대했던 내용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남긴다. 보통 입문자들이 먼저 접하는 프로덕트 매니저가 하는 일은 부트캠프 커리큘럼에서 본 콘텐츠의 일부일 것이다. 시각적으로 눈에 띄게 발전시킨 UX/UI나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신경 쓴듯한 IA나 SB 산출물이 대표적인 예다. 책에서 든 예시처럼 가설 또는 지표가 가장 명확하지 않은 A/B테스트 제안서 일수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은 특정 개념들을

먼저 '정의'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산출물의 형태와는 별개로

문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해당 문서를 읽고

모두 공통된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다. 


개인적으로 나도 기획서 첫 시작엔 읽는 사람들의 공통된 이해도를 위해 먼저 '용어 정의'라는 걸 해놓는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프로덕트 매니저 업무의 본질은 '정의와 정리'이고, 이 책은 첫 시작부터 정의하며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토리보드 명확하게 쓰는 법, A/B 테스트 잘 설계하는 법 등 실무적인 내용이 궁금한 분들이 기대하셨던 내용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해당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핵심 고객의 문제를 정의하는 것에 집중하는 가장 현실적인 시선을 담고 있지 않나 싶다.


참고로 산출물의 형태는 회사의 규모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

나도 A 회사에서는 IA나 SB 대신 PRD로 산출물을 작성했다. 내가 괜히 만졌다가 픽셀이 어긋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땐 피그마에 Edit 권한조차 없었다. 반대로 다른 B 회사에서는 리소스가 부족해 내가 직접 피그마에서 컴포넌트까지 만들어가며 화면을 설계하기도 했다. A/B테스트를 당연하게 하는 곳도 있고 생각조차 없는 곳도 있다. 실험을 하더라도 가설 검증을 위해 하는 곳이 있고, 지표 모니터링을 위해 하는 곳이 있다. 결국 업무 방식에 정답이라는 것은 없다. 회사의 규모와 성향, 현재 리소스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사수 없이 혼자 제품을 맡는 게 막막하다면

이 책에서는 저자의 설명과 경험을 통해 PM으로서 가지면 좋을 마인드셋을 배우고, 산출물의 형태 같은 실무적인 고민들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좋은 협업방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다.






 잘하고 싶고    

 자라고 싶다면 

이 책의 강점은 솔직함이 아닐까 싶다.


책 목차에 "프로덕트 매니저는 신입을 뽑지 않는다던데 사실인가요?"라는 대목이 있다.

내가 알기로 저자님은 입문자들을 위한 부트캠프 멘토로도 경험을 나누고 계시고, 주니어를 위한 VOD 온라인 강의도 판매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충분히 "어떠한 부트캠프를 통해 몇 개월 만에 취뽀할 수 있다", "제 강의를 들어보시면 어떤 점들에 도움이 되실 수 있다"라고도 홍보할 수 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신입은 어떻게 헤쳐나가면 좋을지, 다른 직무로 종사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현실적인 방법들을 조심스레 추천한다. 또 관심 있는 산업이나 아이템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채용공고는 어떻게 봐야 좋을지 등 진솔한 고민들도 함께 다루고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통해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다.






 더 나은 다음을 위해 

이 서평을 쓰게 된 배경에는 저자님께서 책 홍보가 아니라 책에 대한 나의 진솔한 의견을 부탁하셨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피드백 문화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타인의  시각은 더 나은 다음을 위한 건강한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아래 내 의견은 절대 이 책을 평가하기 위함이 아니라 발간하신 첫 번째 책을 축하드리는 동시에 두 번째 책을 응원하는 마음임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일관되면서도

제품 친화적인 예시가 있다면

이해의 흐름이 보다 더 원활해질 것 같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실제 근무했던 산업과 제품을 지속적인 예시로 들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책에서는 입문자의 눈높이에서 쉬운 설명을 위해 라멘 식당이나 떡볶이 가게, 은행 업무 등 여러 일상 친화적인 요소들을 활용해 비유되는데, 독자의 입장에선 매번 다른 예시를 소화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실제 제품 경험담을 녹이기 어렵다면 많은 사람들이 알법한 서비스나 기능 등 제품 친화적인 예시로 비유하는 것이 독자의 입장에서 이해와 집중의 흐름에 보다 더 원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사수 없는 주니어를 위해

커리어 패스를 함께 그려나가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다뤄도 좋을듯 하다.


표지에 '사수 없는 신입'이 강조되어 있는데

보통 사수 또는 시니어에게 기대하는 것은 뛰어난 직무 스킬을 보고 따라하며 배우는 것도 있겠지만


나의 성과는 어떻게 기록하고 관리하면 좋을지

어떻게 자신만의 전문성을 찾아나갈 수 있을지

사수가 없다면 피드백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커리어를 그려나가면 좋을지


랜선 사수로서 함께 미래를 더 고민해 주는 시선이 담겨도 좋을것 같다.





 마치며 

빌런 범인을 잡기 위해 팀원들과 끝까지 추격하는 형사 마동석의 묵직한 주먹처럼

이 책은 문제 해결을 위해 타인과 합심하면서도 강인하고 묵묵한 PM의 마인드셋을 담고 있다.


'주먹으로 어떻게 빌런을 잘 때리느냐' 같은 방법 보다는

'어떻게 하면 늘 강인한 주먹을 가질 수 있는가' 같은 마음가짐을 볼 수 있다.


영화를 보면 마동석은 우정 깊고 든든한 팀원들과 함께하지만 꼭 중요한 순간에는 혼자일 때가 많다.

사실 프로덕트 매니저도 수많은 직군과 협업하지만 실은 외로운 직무라는 걸 많이 공감하실 듯하다.


내가 만든 프로덕트 마동석짤


장첸 같이 끈질긴 문제를 만났지만

사수 없이 혼자 맞짱 떠야 하는

프로덕트 마동석들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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