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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긍정 Feb 23. 2021

흔들리는 환율 속에서 명품 최저가가 느껴진 거야

진품 구매대행 서비스 '트렌비' 회사 분석 [코드스테이츠 PMB4]

 명품을 카톡으로 선물한다고? 

작년 이맘 때 인상 깊게 본 기사가 있는데,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카카오톡 기프티콘에서 명품 카테고리를 추가한다는 소식이었다. 전년대비 명품 화장품 기프티콘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해 본격적으로 가방, 주얼리 등 영역을 확대한다는 기사였다.


명품을 모바일로 소비하게 된 배경엔 많은 변화들이 있다. 유튜버나 래퍼들의 명품 하울 언박싱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이는 밀레니얼 세대의 Flex 열풍을 일으켰다. 젊은 세대의 명품 소비량은 급증했고, 코로나 19 여파로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하자 백화점 투어나 무착륙관광으로 면세점을 이용하는 쇼핑족이 생겼다. 동시에 오랜 거리두기의 여파로 비대면으로도 비싼 선물을 주고 받게 되었다.


이에 카카오는 카카오톡 ID를 서로 몰라도 선물할 수 있도록 개인 코드를 발급했고, 기프티콘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매력적인 구성으로 세트를 꾸렸다. 카카오샵에서 판매하니 당연히 정품일 것이며, 스크랩 기능으로 내가 이 제품을 원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릴 수도 있었다. 젊은 세대가 명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코로나 19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며 변화된 대표적인 소비 문화의 사례였다.




 돈은 없지만 Flex는 하고 싶어.  명품 일일대여, 중고거래, 최저가, 해외구매대행

예전에 위워크에 근무할 때 명품 대여 스타트업을 본 적 있다. 주요 고객들은 동창회나 상견례를 앞둔 젊은 여성들로 보통 하루에서 이틀 정도 명품 옷과 가방, 구두를 각기 다른 브랜드로 빌릴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였다. 누구나 한번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잘 차려입고 싶은 날이 있을 것이다. 특정한 날을 위해서라면 구매하는 것보다 현명한 소비라고 생각했다. 월별 멤버십으로 구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었는데, 당시 그 인연으로 포인트 쿠폰을 받아 처음으로 명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명품은 명품이었다. 대여조차 사회 초년생에겐 부담스러운 사치였다.


자연스럽게 중고 거래나 최저가 검색, 해외 구매대행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었는데 A/S 보증이나 오랜 해외 배송기간, 환율과 한국 카드 결제 불가 등 다양한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이 역시 돈이 많다면 해결되는 문제였다. 그렇게 나는 지금까지도 명품과는 어색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명품 쇼핑은? 트렌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품 쇼핑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트렌비]라는 앱을 추천한다.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찾아주는 스카이스캐너처럼 트렌비는 전 세계 실시간 최저가를 제시하고 직접 구매대행부터 정품 검수, 배송과 A/S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고 있다. 


2020년 11월 기준 월 450만명이 트렌비를 방문하고 있으며 한국과 영국, 독일, 미국 법인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애자일하게 일하는 트렌비의 첫 MVP, 해외 직구 홈페이지(고도몰) 

영국에서 시작된 편지 아니 스타트업 트렌비는 아울렛에서 중국인들이 캐리어를 들고 명품을 사는 모습에서 시작되었다. 비싼 가격이지만 이렇게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 것에는 이유가 있을것이라 판단하고 해외 직구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이다. 


트렌비 기술블로그에 따르면 창업 당시 처음부터 자사 쇼핑몰을 만드는 것 보다 이 비즈니스가 제대로 동작할 수 있을지 먼저 테스트 하기 위해 초기 자본 3,000만원으로 고도몰이라는 쇼핑몰 솔루션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 때 고도몰 서비스 기능을 고려하면 MVP로서의 핵심 기능은 상품 등록과 수정/조회, 온라인 결제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해외직구 홈페이지를 만들자 한국에서 엄청난 트래픽이 발생했고 이를 크롤링해보니 명품 가격과 오픈이 나라나 지역마다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고 한다. 혼자 명품 가격 데이터를 수집하는 검색엔진을 만들었고 1년동안 트렌비는 급격한 성장을 그려내 비즈니스에 확신을 가지며 2017년 가을, 5명의 개발자들을 채용했다. 어떤 트래픽이 몰려와도 끄떡없는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동시에 Front-end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빠른 웹사이트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전 세계 최저가를 찾는 트렌봇의 시작, 트렌비의 기술스택. 

1년 반이라는 시간에 거쳐 트렌비는 웹사이트와 자체 백오피스 시스템까지 개발해냈다.

트렌비의 기술 스택은 아래와 같다.



[프론트엔드]

트렌비는 리액트를 채택했다. 지난 모바일 앱 유형 포스팅에서 리액트의 싱글웹 페이지가 모바일 앱에 올려도 네이티브와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고 했는데 트렌비는 속도와 더불어 보일러플레이트, 리덕스를 함께 도입해 다양한 기능들을 구현해냈다. 지금은 네이티브 앱과 더불어 리액트를 개발할 수 있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들과 웹 퍼블리셔가 트렌비의 UI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엔드]

트렌비는 스케일업시 빠른 개발자 채용과 시스템 안정성을 위해 Java를 택했다.

갑자기 GO나 스칼라 등 다른 언어를 하려고 하면 개발자들이 약간의 러닝 타임을 가져야 하고, 더불어 평범한 개발자들이 채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또 시스템 운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아무 이유없이 죽어나가는 이상 동작을 보일 때 해결할 수 있는 리소스가 얼만큼 있는지, 얼마나 비슷한 현상을 만나봤는지가 중요하다. 트렌비 박경훈 대표님은 개발자로서 Node를 사용한 적 있는데 트래픽이 넘치면서 이상 동작을 보이는 순간 해맸던 경험이 있기에 백엔드는 좀 더 보수적인 기술 스택을 선택했다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파이썬과 JSON CONFIG로 전환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한다.)


[미들웨어]

프론트엔드와 백엔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있었으나 미들웨어는 처음 들어보는 개념이라 생소했다. 미들웨어는 응용프로그램과 그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환경간에 원만한 통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간에서 매개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로, 트렌비는 전 세계 200만건이 넘는 상품데이터를 저장하고 빠르게 검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하지만 상품수가 많아질수록 데이터들을 분류/배열하고 검색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데이터를 줄 수 있느냐가 어렵기 때문에 미들웨어가 큐와 캐시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인프라]

처음에는 Azure와 AWS를 같이 사용했으나 현재는 약 100개 이상 머신의 유연한 확장을 위해 거의 AWS만 사용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이 기술 블로그에 언급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본문 하단의 링크를 통해 살펴보기를 추천한다. 비전공자라 ELK 스택도 익숙치 않았어서 (허민석님의 유튜브 강의)를 참고했다.


데이터를 시각화 해주는 키바나 보드

[로그스태시 로그를 통해 신규 상품과 품절 상품들을 동기화 처리] - [엘라스틱이란 검색 엔진을 활용해 상품 리스팅을 고도화] - [데이터 비주얼라이징 툴인 키바나 보드를 통해 각 시스템을 모니터링] - [이상 신호가 발견되면 슬랙 채널로 알람 전송]





Q1. 트렌비가 웹 뿐만 아니라 앱을 만들고자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2016년 하반기와 2017년 IT업계는 모바일 페이 전쟁이었다.


2017년 2월은 애플페이, 3월은 구글페이가 한국에 상륙하기 위해 국내 금융당국과 논의를 펼쳤고 해외 결제망을 이용해 해외 카드사의 보안 토큰을 적용해야 하는 점 때문에 서비스 도입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국내에서는 2016년 중반기 삼성페이를 시작으로 2017년 상반기에는 LG페이, 하반기에는 카카오페이가 출시되었다. 이 때 카카오뱅크는 출시 5일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모았다.


스마트폰의 활성화로 늘어난 개인의 모바일 검색량의 영향도 있겠지만, 모바일로 간편결제가 가능해지면서 상품 검색부터 가격 비교, 구매와 배송 조회까지 원스톱으로 이어지는 UX의 특징을 살린 것이라 예상된다. 국내에는 2018년 상반기에 출시된 인스타그램의 쇼핑 태그가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고객이 좋아할만한 맞춤 상품을 추천하거나 푸시알림을 통해 웹보다 더 공격적인 마케팅도 가능하게 된다.




Q2. 개발 스택은 중요할까? 

명품의 경우 시즌별로 신상이 나오고 환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만큼 예민하게 실시간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또 동기화 해야한다. 


프론트엔드는 빠른 속도를 위해 리액트를, 백엔드는 안정성을 위해 Java를 택했다는 점을 보아 시장의 특성과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 맞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고도몰을 통해 비즈니스에 대한 가설 검증을 마친 뒤 웹과 앱을 개발한 것처럼, 당장의 호기심으로 신기술을 도입하기 보다는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조금씩 인원을 늘려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좋을듯 하다. 초기에는 개발 스택이 중요하지만 사업에 안정성을 갖춘 이후로는 기술의 혁신 보다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선택이 무엇일지 깊게 고민하는 것이 더 좋을것 같다는 개인적인 의견.







 트렌비는 채용중! 


현재 트렌비 홈페이지와 원티드에서 다양한 직군을 채용하고 있다. 정확한 부서 구성이 표기되어 있지 않아 확신하긴 어렵지만 채용중인 직군을 정리해 예상해 보았다. 관심 있는 분들은 지원해보면 좋을 것 같다 :')


GROWTH팀 : 서비스 기획자, 프로젝트 매니저, 퍼포먼스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스크럼 마스터 등
DEV팀 : 풀스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자바 백엔드 개발자, .NET/C# 데이터 로봇 기반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UX 디자이너 등
피플팀 : HR, 리크루터, CS, 조직문화 스태프 등
그 외 : 매출 정산, 물류 운영, 글로벌 오퍼레이션 퍼포먼스 매니저, 이탈리아 캠프 총괄, 명품감정사






 트렌비는 스케일업 하는 방법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 

나는 박경현 대표님이 작성한 [스타트업 개발팀이 알아야 할 5가지]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

1. Trend와 Right Tech를 구분할 것
2. 로드맵 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
3. 핵심 기술 외에는 관대해져라
4. 사용자 중심의 언어로 커뮤니케이션 하라
5. 애자일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라.


스타트업에서 스케일업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좋은 아이템, 적절한 타이밍, 팀의 뛰어난 역량 등 많은 것들과 함께 나는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를 잃지않는 대표의 판단'이라 생각한다. 


현재 트렌비의 미들웨어는 아마존에서 지원하는 SQS라는 기본 큐를 사용하고 있는데 상품쪽에만 사용하고 모든 서비스에서 이벤트 서브스크립션 모델로 사용하고 있진 않다고 한다. 이 부분은 우선 순위가 낮은 것은 아닌데 아직 개발자 인원이 넉넉치 않아 구현을 못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개발자는 연락을 달라는 대표님의 글을 보고 핵심 가치를 잃지 않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도 잘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개발 지식은 알아갈수록 끝이 없음을 느낀다. 어렵고 광범위한 기술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야 말로 협업이다. 이를 기술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트렌비는 차근차근 가격 비교, 중고 거래, 정품 검수 등 영역을 넓혀갔고 그런 모습들을 보며 스케일업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생각했다. 스타트업과 스케일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




브랜드를 사랑하는 앱등이로 시작해, 제품이 아닌 가치를 파는 잡스병을 거쳐
혁신을 꿈꾸는 프로덕트 매니저에 도전하다. 코드스테이츠 PM 부트캠프, 그 100일간의 기록
김긍정 brunch.co.kr/@positive-kim




 [내용 참고] 

- 원티드 트렌비 채용 공고 : https://www.wanted.co.kr/company/6019

- 트렌비 기술 블로그 : http://tech.trenbe.com

- 트렌비 대표님 인터뷰 (1) : https://jmagazine.joins.com/forbes/view/330191

- 허민석님의 ELK 스택 유튜브 강의 : https://youtu.be/J2PIBQgEp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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