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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성실 Nov 14. 2019

KBO, 앞으로 경기 중계 움짤도 법적으로 제재한다

[아마추어 취재노트] - ②

  앞으로 KBO리그 경기 중계의 일부 장면을 움짤로 만들어 커뮤니티 사이트에 공유하는 것 또한 법적 제재가 이뤄질 전망이다.


  KBO가 이번 11월부터 뉴미디어 저작권 보호팀을 결성해 팬들이 업로드한 중계 영상물을 본격적으로 단속하기 시작했다. 현재 유튜브에서는 'KBO뉴미디어컨소시엄저작권보호팀'과 '저작권보호팀KBO'라는 계정명으로 활동하며, 경기 중계 영상을 업로드하는 팬들에게 경고 댓글을 달고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 또한 단속중이며, 이 밖에도 저작권 단속과 관련된 홈페이지(kbo-copyright.com)를 개설해 중계 영상을 불법으로 업로드하지 말 것을 알리고 있다.

  이는 올해초 KBO가 통신-포탈 컨소시엄(네이버, 카카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과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현재 통신-포탈 컨소시엄은 인터넷·모바일 등 뉴미디어 매체를 통해 KBO 리그 경기를 중계중이다. 이번에 열린 2019 프리미어12 대회는 Wavve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송출하고 있다. 인터넷 플랫폼이 주 수익원인만큼 팬들이 중계 영상을 녹화해 올리는 것이 수익에 방해가 된다고 여겼을 것이다.


  문제는 디시인사이드, MLB파크 등 야구 관련 커뮤니티에 움짤이라고 불리는 gif 파일을 업로드하거나 중계 화면을 활용해 UCC 영상을 만들어 업로드하는 행위 또한 법적 제재를 가한다는 것이다. KBO 뉴미디어 저작권보호팀 관계자는 경기 움짤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업로드하는 행위에 대해 "해당 사항 또한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이니 권리 침해가 맞다"는 답변을 들었다. 법적 제재를 떠나서 원론적으로 중계 영상의 권리 자체가 KBO에 있는 것이니, 어떠한 형태로든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영상을 사용한다면 당연히 권리 침해라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UCC 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하는 것 또한 법적 제재의 범위에 들어간다. 다음은 글쓴이와 직원간의 전화 통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직원 : 말씀해주신 사항은 어쨌든 영상을 거기에 업로드하시는 거니까 권리 침해가 맞다고 합니다.

글쓴이 : 그럼 움짤을 올리는 것으로도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직원 : 네, 그렇죠.

글쓴이 : 하나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단순 무단 녹화 영상이 아닌 팬들이 제작한 UCC 영상도 법적 제재를 하시나요?

직원 : 법적 제재를 떠나서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영상 자체가 권리가 저희가 있는 것이잖아요? 저희에게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어떠한 형태로든 사용을 하시는 거면 당연히 권리 침해라고 판단됩니다.



  당연하지만 팬들의 거센 반발을 감수해야만 할 것이다. 지난 8일날 인터넷 커뮤니티에 관련 이슈가 불거졌을 때부터 팬들 사이에서는 꾸준히 "팬들은 아무런 금전적 이익도 바라지 않고 팬심에 업로드하는 것이 아니냐", "4차 산업 시대에 홀로 뒷걸음칠 치는 행보가 아니냐", "경기 중계를 보면 방송사에서는 팬들 초상권 생각 않고 마구잡이로 카메라 들이대던데 이건 문제 안 되냐"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더군다나 움짤마저도 법적 제재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팬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 그날 경기의 인상적인 장면이 움짤 파일 형식으로 올라오는 모습은 목격하기 힘들 전망이다. 대신에 '오늘 박병호 9회말 역전 만루홈런 대박ㅋㅋㅋㅋ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스포츠 프리미어12 슈퍼 라운드 3차전 하이라이트 영상 4분 13초 참조'따위의 게시글을 봐야할지도 모른다.


[무단 불펌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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