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ossible Kim Apr 25. 2022

거리두기 해제 멈춰!

제발

텐트 치고 놀 곳을 찾아, 전에 몇 번 가 본 평택농업생태원으로 고!

3년 전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건만, 이미 입소문 났나 봄. 

이 날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입구 앞 안내데스크에 긴 줄이 있길래 보니. 텐트 자리 신청 줄.

아내와 아이는 미리 텐트 자리를 보러 가고, 나는 줄 섬.

이미 앞에는 30명은 족히 있었음. 

인터넷으로 예약신청도 가능하던데, 알아보니 한글파일을 작성해서 이메일로 보내야 함. 

자리가 250개 되는데. 굳이? 담당자는 뭔 개노가다임?


암튼, 내 뒤로 한 남자와 그의 일행이 줄을 섬.

큰 목소리로 등장할 때부터 조짐이 이상했음. 

15년 전 베이징역, 기차표 살 때 내 뒤에 있던 중국인인 줄.

관운장 같은, 대포 한잔 거나게 한 잔 한 듯한 얼굴빛, 아마 햇빛에 얼굴이 익은 듯. 

몇 분 안 지나서 별 얘기가 다 들림. 


애기가 셋임. 원래 하나만 낳으려고 했다가 둘째를 낳음. 

둘만 키우다가 누구 하나에게 애정이 쏠리면 안 되니 발란스를 위해 셋까지 낳음.

일행:누가 젤 이뻐요?

남자:둘째가 젤 이뻐요. 뭘 해도 귀엽고. 

일행:진짜요? 보통 막내가 젤 이쁘다던데. 

남자:첫째가 미운건 아닌데.  

일행:(깔깔깔깔) 미운 건 아니래. 재밌다. 

본인도 4남매고, 위에 누나가 셋인데

누나들도 자식이 셋, 넷이라 그렇게 낳아야 하는 줄 알았다 함. 


아마 일행은 아내 친구나 이웃인 듯, 

그는 기부니가 좋은지 연실 웃음. 

인간은 적응의 동물, 듣다 보니 친근해짐. 친군 줄 알았음. 모르고 말 걸 뻔. 

뭐 그건 그렇고, 뒤에 일행과 얘기하는 건 그렇다 치고

이건 좀 과장이고요.

앞에 줄 선 나와 좀체 거리두기가 안 됨. 

돌아서면 키스할 듯. 

조금 과장해서 이 남자 불알이 내 엉덩이와 도킹할까 조마조마. 

당최 이유를 모르겠음. 

친한 지인도 내 팔 반경 안으로 들어오면 괜히 불편해지는데 

뭐지 싶어서, 옆으로 빠져서 지그재그 식으로 줄을 서니 

그는 내 앞사람과 바로 밀접 접촉을 해 버림. 씨팔ㅋㅋㅋㅋ 내가 졌다 ㅋㅋ

여기서 딱 주먹 하나 정도 떨어짐.

신청 접수 끝나고 아내에게 얘기하니

그럴 때 기침 신공을 쓰지 뭐했냐고. 뭐라 함. 

"콜록콜록" 시범까지 보여 주심. 

그래 다음부터는 콜록이다. 

  

작가의 이전글 교육은 인간 본성 역행과 인내의 연속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