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내가 많이 아까는 하은이에게

청소년(고등)부 동상-강윤지

by 편지한줄

안녕. 이렇게 인사하는 건 아마 우리가 만난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아.

넌 나에게 편지를 써준 게 몇 년 전이었는데도 그 편지 속 내용이

아직도 기억이 나. 근데 왜 난 너에게 내 마음을 표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인 편지 한 장을 안 써줬나 싶네. 난 지금도 너가

없었다면 나는 어떻게 버텼을까 싶어. 이루어질 인연은 어떻게든

이루어진다고 하잖아. 다행이게도 난 한번에 그 인연을 붙잡은 거 같지?

우리 처음 만난 날 기억 나? 초등학교 6학년 때 너가 전학온 날 혼자 얌전히 있던

너한테 내가 먼저 다가가 말걸어서 그날부터 둘이 꼭 붙어있었잖아.

그랬던 우리가 벌써 대학 입시도 같이 고민하는 고2가 되었어.

그동안 우리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너 덕분에 나도 참 많이

변했어. 신기하게 잔병치레가 많았던 것도 어느새 줄어들기 시작했고,

너와 다르다고 느꼈던 부분도 이제 너와 비슷해져 가고 있어.

너로 인해 처음 경험해보는 것도 생기고, 어딜 가서 무엇을 해도

너와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어.

처음엔 그냥 '친구 한 명 더 사귀면 좋지' 라는 생각이었지만

어느덧 너 없이 지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너와 함께

보내고 있어. 그동안은 너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 거

같아 고마워. 내가 많이 지쳐 있을 때도,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감정적으로 행동할 때도 옆에서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너가 많이 줬잖아. 그런 너에게 나도 더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 내가 너한테 받으면서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움들을 이제라도 표현해보려 해. 나는 아직도 너와 같이

경험해보고 싶은 게 많아. 비록 지금은 너가 이사가서 집도 더 멀어졌고, 학교도

떨어지고, 각자 할 일에 집중하며 살고 있지만 그것들 마저도

우리들 추억들 중에 한 갈피가 되지 않을까 싶어. 공간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심리적 거리로는 항상 너의 옆에 있는 내가

너에게 항상 고마워하고 있고 소중한 친구라는 것만 알아줘.

가끔 너에게 틱틱 거리고 짜증도 냈지만 그럴 때도 나에게

도리어 화 한 번 내지 않는 너에게 많이 미안해. 너한테

이 편지를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것도 내가 너에게

처음 써주는 편지이니까. 이 편지를 읽은 너의 반응이 점점

궁금해진다. 하은아 우리 전에 약속했던 것처럼 나 결혼할 때

꼭 축사해줘야 해? 그때도 나 울릴 만큼 축사 감동적이게

써줘야 해? 나중엔 지금 반지보다 훨씬 비싼 우정링 맞추자!

앞으로도 나랑 더 많은 추억들 같이 만들자!

From. 지금 누구보다 너를 아끼는 유지가

202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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