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건강이 꺾이는 시기가 3번 온다고 한다.
30대 초반 40대 중반 60대.
과학적 신뢰도가 있는 '썰'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본래 자연 상태의 인간 평균 수명은 지금과 다르다.
어쩌면 꺾이는 나이부터 인간이 누리는 덧인생은 아닌가 싶다.
34살 성인이 된 이후 첫 독감에 걸렸다.
아, 이게 꺾이는 나이구나. 그때를 기점으로 덧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창백한 얼굴로 병원을 찾았다. 독감이란다.
주사 맞고 약을 들고 나서면 되는 줄 알았는데 비타민 주사가 보험이 된단다. 1시간만 누었다가 란다.
그렇게 첫 비타민 주사를 맞았다. 쉴 새 없이 울리는 회사 메일에 누워서 일했다. 비타민 주사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회사에 복귀했다. 마치 좀비라도 나타난 것처럼 빨리 집에 가란다. 독감이 유행되면 안 되니까. 가방만 챙겨서 부리나케 나왔다. 그렇게 첫 독감을 굉장히 역하게 앓았다.
독감을 앓은 이후 체하는 것을 알았다. 식욕이 왕성했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나는 체하는 것을 몰랐다. 식사 속도도 빠르고 양이 많았지만 문제없었다. 독감에 건강이 꺾인 이후로는 기름진 음식만 먹으면 그렇게 체했다.
나는 그때 첫 죽음을 맞이했던 모양이다. 본래의 내 수명은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지는 덧인생이 시작됐다. 덧인생 4개월 차, 팀장이 됐다. 갑작스러운 전임 팀장님의 퇴사 그리고 2주 만에 팀장이 됐다. 마치 배뒤집기를 성공한 신생아 같았다. 이어지는 덧인생도 첫 인생과 비슷했다. 의도치 않게 뒤척뒤척하다 보니 내 몸이 뒤집어진 것처럼 좌충우돌 살다 보니 팀장이 됐다.
34살, 독감의 추억은 변곡점이었다.
그날 이후 건강도 변했지만 나도 변한 모양이다.
그렇게 두 번째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
그리고 '썰'대로라면 수년 안에 또 다른 변곡점이 올 테다.
세 번째 덧인생은 또 어떤 모습 일지.
궁금하다.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