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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영 Mar 22. 2024

떠오르는 산업, 비건(Vegan)을 잡아라

2022-04-05 07:27

출처 : 픽사베이


비건, 그들은 누구인가.

이전 회사에 채식주의를 주창하는 팀원이 있었다. 보통 식사를 따로 하거나 도시락 그룹과 함께 점심을 먹곤 했다. 물론 다양한 채식 유형 중 극단적 유형에 속하지는 않기 때문에 간혹 외식을 하기도 했다. 채식주의자가 곁에 있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되려 그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 정도에 그쳤고, 그가 이직을 하고 벌써 수년이 지났다.
여전히 채식주의자들의 세상은 좁다. 채식주의자 역시 성격에 따라 8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과일과 곡식만 섭취하는 프루테리언(fruitarian)으로 갈수록 그 세상이 좁아진다. 프루테리언은 과일, 견과류만 먹고 그중에서도 식물의 뿌리나 잎은 먹지 않는다. 그 외 채식 유형은 아래 설명한다.

프루테리언(fruitarian)  
과일, 견과류만 섭취하며 그중에서도 식물 뿌리나 잎은 먹지 않는다.  

비건(vegan)  
식물성 식품만 섭취하며 모든 육식을 거부한다. 육류, 생선 그리고 우유와 동물의 알 등 동물 식품 전체를 먹지 않는다.  

락토 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  
우유, 유제품, 꿀 등 동물성 식품 중 가공 식품을 먹되, 육류 및 어패류, 달걀은 먹지 않는다.  

오보 베지테리언(ovo-vegetarian)  
육류, 생선, 해물, 우유, 유제품은 먹지 않으며 달걀 섭취는 한다.  

락토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vegetarian)  
육식은 하지 않지만 부산물(달걀, 우유, 꿀 등)은 먹는다.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  
가금류, 육류를 제외한 음식은 섭취한다.  

폴로 베지테리언(pollo-vegetarian)  
준채식주의자로 우유, 달걀, 생선, 닭고기까지 먹는다.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보통 채식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을 겸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많은 음식들이 육류가 아니라도 달걀이나 육제품 기반 재료를 활용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 먹는 것이 제한적인 락토 또는 오보 베지테리언부터는 실 생활의 불편을 다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베지테리언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간접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채식주의는 개인의 불편을 감수하고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비건 산업을 성장한다.

화장품 실험에 이용되는 토끼 랄프가 주인공인 단편 영화 <랄프 구하기>는 1억 5천만 건의 조회수와 7억 4천만 개 틱톡 태그를 받으며 멕시코의 동물실험 금지 보건법이 상원 만장일치로 통과되는데 일조했다고 한다. 이 영상은 세계 각국의 동물 실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채식주의의 타당성에 대하여 논의의 급물살을 타게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주류 문화와 하류 문화로 분류되는 단편화된 대한민국 문화가 MZ세대로 하여금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다. 물론 X세대의 파격적인 시대가 있기는 했지만, 지금과 같은 기존 문화에 대한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보다는 해당 세대만의 특수한 문화로 지나갔다고 하면, 지금은 어느 것이 주류고 어느 것이 하류 문화인지 지칭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타고 비거니즘(Veganism)은 하나의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2022년 4월 5일. 네이버 쇼핑 기준 비건 제품은 20만 개가 넘어간다. 식품 산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뷰티 산업에도 동물성 원료를 제외한 비건 뷰티가 네이버 쇼핑에 5.6만 개 등록되어 판매 중이다. 여전히 '불편'은 하겠지만 주류 문화로서 확고히 '인정'받았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비건에 기업이 움직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거노믹스(vegan+economic)는 패션과 자동차 업계까지 확장하고 있으며, 비건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근거 있는 추측이 가능하다.

출처 : 네이버 쇼핑


글로벌 리서치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에서는 15년 15조 글로벌 비건 시장이 10년 뒤인 25년 30조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기도 했다. 한국채식협회에서 2008년 채식 인구 15만 명에서 2018년 150만 명으로 10배가량 성장한 수치를 언급하기도 했는데, 최근 필(必) 환경과 미닝 아웃 등 MZ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문화 형성이 비건을 주류로 이끌어 올리는 원동력이 되었다.

출처 : 그랜드뷰리서치

특히 비건 산업으로 지칭되는 탈 동물 재료는 단순히 동물의 생명권을 주장하는 것을 벗어나 지구 환경의 범세계적인 시간에서의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판단된다. 탄소중립,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와 같은 개념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주요 화두로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으며 실제로 기후 변화를 느끼는 인류가 안아야 할 과제가 '환경'이 되었다. 다시 말해 지속적으로 환경을 지키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는 지금, 비건 산업이 친환경 산업과 결부되어 함께 성장하리라. 모두가 함께 예견하고 있다.


디지털마케팅에서의 비건 산업

비건 산업은 이미 디지털 시장에 입장했다. 식품류는 다양한 콘텐츠와 키워드 광고 등으로 판매고를 올리고 있으며 수이스킨과 같은 비건 뷰티는 각종 배너, 키워드 광고를 통한 소비자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그 외 시장 역시 PR과 함께 친환경 기업으로써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비건 산업은 블루오션이다. 비건 산업이 불가항력적으로 함께 가져가야 하는 '불편'때문이다. 각 기업은 소비자의 '불편'을 감소시키려는 연구 개발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군이 만들어지리라 생각된다.
다양한 제품군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비건 산업이 규모의 성장을 이루는 산업 초기 상태라는 방증이 된다. 충분한 규모의 성장이 이루어진 후에는 산업이 세분화된다. 예를 들어 과거 샴푸로만 존재하는 것이 기능성샴푸로 세분화된 것과 일맥상통하다. 특히 앞 서 설명한 베지테리언의 다양한 분류에 따라 기호에 맞춰 섭취할 수 있는 비건 식품 시장과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제품이 다양한 산업군에서 출시되리라 생각이 든다.
디지털마케팅에서는 비건 산업은 친환경, ESG 경영 등과 맞물려 단순히 구매 전환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하는 환경 산업의 일원으로 브랜딩을 맞춰나가야 한다. 여전히 비건 산업은 성장성이 높기 때문에 디지털마케팅을 영위하는 사업체라면 시장 선점이 꽤나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미래 세대의 환경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비건 산업과는 거리가 있지만 환경 사업과는 거리가 가깝다. 비건 산업이 친환경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건 산업에 대한 관심도 증가될 수밖에 없다. 불편을 감수한 식사로만 비건 산업이 존재했더라면 충분한 '모수' 확보가 어려운 시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친환경 산업과 얽히고 환경 보호가 전국가적 사명이 된 지금에서 비건 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러 번 강조하고 강조하지만 다양한 산업이 과포화 상태에 이르러 블루오션을 찾기 어려운 시대다. 진흙 속에 진주알처럼 반짝이는 비건 산업은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비건이 성장하기 위해 디지털마케팅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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