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556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오십 육 번째
1453년 5월 말의 하늘은 대지에서 내뿜는 검은 연기를 쉴 새 없이 마시고 있었다. 20대 초반의 젊은 술탄 메흐메트 2세의 눈에는 스러져가는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보였다. 오스만 군은 몇 주동안 인력을 갈아 넣고 또 넣고 있었고 그간 단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던 테오도시우스 삼중성벽을 무너뜨리려 애를 쓰고 있었다. 그들은 땅을 파서 화약을 메꾸어 성벽을 파괴하려 했지만 시원찮은 결과를 내고 있었다.
헝가리 기술자 우르반이 설계한 거포를 동원해서 성벽을 향해 발사했는데 이때 당시 대포 하나를 끌기위해 소와 말이 수십 마리가 필요했다고 한다. 하루동안 발사 횟수도 근 한자리 수였다. 왜냐하면 청동으로 제조한 대포가 상대적으로 무르다 보니 열과 압력에 의해 손상이 갈까 쉬어주어야 했고 포탄은 석공들이 정말로 끌로 한 땀 한 땀 다듬은 동글동글한 돌덩어리를 발사했다고 한다. 아무런 돌을 넣은 순간 당연히 거리도 달라지고 무게도 다르고 똑같은 화약에 잘못하면 문제가 생길 위험은 당연하니.
이에 최대 1만 명의 수비대로 근 두 달간 막아내고 있던 동로마제국은 최소 8만 명을 동원한 압도적인 오스만 군의 인원과 화력 앞에 이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 제국의 황제였던 콘스탄티노스 11세와 용병출신 수비대장은 바다 쪽에서, 육지 쪽에서 계속 동시에 조여 오는 적군을 상대로 막아내는 것외엔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로마 가톨릭 동맹에 미리 손을 내밀어 도와달라고 요청했으나 서유럽은 백년전쟁에다 스페인은 이베리아 반도 쪽에서 이슬람세력과 싸우고 있어 각자 살 길이 바쁜 상황이였다.
마침내 5월 29일 테오도시우스 삼중성벽에 금이갔다. 정확히는 한 두 사람 통과하기도 좁은 아주 작은 쪽문이 외벽에 붙어 있었는데 여기를 밀어붙였던 것이다. 그 와중에 수비대장이 큰 부상을 입고 뒤로 빠지고 제네바에서 온 부하들도 사기가 떨어지는 틈에 벌어졌다. 황제가 친히 근위대를 이끌고 몰려드는 오스만군대와 고군분투하며 시간을 벌고 있었지만 성벽에 하나씩 적의 깃발이 꽂히는 것을 보자 그는 영화와 같은 장면처럼 제국과 함께 사라졌다.
성벽이 점령당해 성문이 마침내 열리자, 콘스탄티노스 11세는 그의 망토와 황제의 장신구들을 모두 벗어던지고 홀로 적들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 마지막 목격담이었다고 한다. 사실상 로마제국이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던 마지막 제국인 동로마, 즉 비잔틴 제국은 1453년 그렇게 황제의 마지막 모습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때를 그리스와 인접 국가들에게는 비극의 날로, 튀르키예는 이스탄불을 점령한 승리의 날로 기억하고 있다.
인간이 목숨을 걸 만한 명분에는 네 가지가 있다. 신앙과 조국, 가족과 주권이 그것이다. 이것들을 위해서라면 누구나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 짐 또한 도시와 백성을 위해 기꺼이 한 목숨 바칠 것이다...(함락 하루 전, 황제의 연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