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존중입니다 취향 해주세요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554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오십 사 번째


KakaoTalk_20250222_142442066.jpg 내 돈 모아 마지막 지름이었던 그라폰 파버카스텔 한정판 볼펜

학창 시절 그런 애들이 있었다. 필기구만 잔뜩 사서 마음만으로도 벌써 유학을 떠나버린 그런 학생들. 그중 한 명이 나였다. 필기구를 바꾸면 금방이라도 공부의 신이 된 것 마냥 무엇이든 적고 싶었지만 역시 이 또한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니었으니...라고 할 법도 한데 20대 중반까지 관심이 가서 주변인들에게 이벤트나 선물용으로 주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 분야를 떠 난지 3년도 더 흘렀다.



kelly-sikkema-Ge4nB83WNpg-unsplash.jpg

필기구 영역도 파고 또 파고 들어가면 천문학적인 금액들을 자랑한다. 분명 이해를 못 할수도 있다. 쉽게 말해 카메라의 영역, 장난감의 영역, 액세서리의 영역등이 있듯이 153 볼펜을 손에 쥐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래도 이 또한 개인의 취향임을 파악 할 것이다. 더군다나 필기구 영역의 끝판왕은 만년필에 있다. 거기는 차 한 대 값이 나오는 만년필도 있으니 그나마 볼펜의 영역은 보편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필기구에 애착을 가졌던 이유는 단순히 그런 들뜬 마음과 공부가 잘되는 부적이라 여겨 그랬던 건 아니다. 일기를 그동안 20권 넘게 쓰면서 그 모든 페이지가 다 백지라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조금 정상참작이 되려나? 예전에 153 볼펜하고 bic(노란색 라이터 만들고 면도기 만들고, 볼펜 보급의 선두주자)의 오렌지 볼펜을 나란히 써가며 일기장을 채웠는데 2년인가? 지나고 보니 잉크가 희미하게 휘발되어 사라진 것을 보며 스스로에게 덕질의 명분을 강화했다.



Parker-style_G2_ballpoint_refill.jpg 만약 선물 받은 펜이라면, 리필심을 바꿀 때 규격 파악을 잘하고 사자

그러다가 문구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일제 펜은 그만 사고 그냥 한방에 끝낼 볼펜이 뭐가 있나 찾아보니 "파버카스텔"의 상위 브랜드인 "그라폰 파버카스텔"이 있었다. 제품군에 볼펜이 여러 개가 있어, 여러 조건을 따지다가 고심 끝에 질렀었다. 흑단과 같은 희귀 나무인 스네이크 우드(뱀무늬)로 만든 볼펜을 지르고 일기를 써오다가, 절대절대 디지털로 안 넘어가겠다 고집을 부렸지만 결국 디지털로 일기를 쓰고 있다.


혹시 지금도 덕질을 하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서 유명한 파커 조터 볼펜, 즉 볼펜 몸체 안에 있는 잉크 리필심은 파커의 것이며 동시에 파커사의 리필심 규격이 국제 브랜딩 볼펜 리필심의 표준 규격이다. 만약 해당 회사의 리필심이 파커사의 볼펜 리필심과 규격이 맞다면 다른 회사의 제품도 호환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모나미 153의 고급버전이라던지, 그라폰 파버카스텔의 볼펜들 등 다만 라미라던지 까렌다쉬 같은 필기구 회사들은 각자만의 리필심 규격이 있어서 반드시 해당 회사의 볼펜심으로만 교체해야 한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keyword
이전 06화[인문] 이슬람의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