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두번째 월든은 어디에 있는가?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861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팔백 육십 일번째



9788974282325.jpg

오늘도 호다닥 금요 독서 모임을 마치고 와서 금붕어 기억력이 휘발되기 전에 기록으로 남긴다. 모임에서 멤버 중 한 명이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이 아니라 심리학의 거두중 한 명인 벌허스 스키너가 쓴 소설 "월든 투"를 가지고 와 발제를 했다. 심리학 박사인 멤버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심리학자라며 그가 쓴 소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총 3번 읽었다고 하며 처음 읽었을 때와 달리 세번째 읽었던 최근엔 자신의 의견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꼈다 말했다.



B.F._Skinner_at_Harvard_circa_1950.jpg 스키너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에 영감을 받아 쓴 소설이며 스키너가 자신의 이상향과 인격을 투영하여 썼다. 여기서 월든 투는 두번째 월든을 말하며 소로우의 월든은 개인주의적 면모를 보인다면 스키너의 월든은 공동체주의의 이상향을 그렸다한다. 그리고 스키너의 월든은 지금 들어도 파격적인 주장인 1)노동시간 단축, 2)사유재산 철폐, 3)공동 육아책임을 특징으로 한다. 듣자마자 나는 "이거 불온서적으로 지정 안 당했었어요?"라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출판된 시기가 아무래도 50년대였으니까...


작 중 월든 공동체를 세운 주인공과 그것을 반박하려는 철학자의 주장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오늘날까지 생각하게 하는 뜨거운 화두들이 이미 스키너의 머릿 속에서 그려지고 있었다. 과도한 경쟁과 착취의 현대사회에서 벗어나 안락한 공동체이자 고통없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 또한 스키너가 세운 이론처럼 구성원이 조작적 조건화로 고통없이 살아가며 습관화 되어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구조화된 사회, 그곳이 바로 그의 월든이었다.



johnny-cohen-vElPW5iJywk-unsplash.jpg

다만 이 룰을 지키기 위해 감시자가 있으며 그 감시자는 공동체의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공동체의 취지인 고통없이 살 수 없다는 딜레마를 가진 채 살아간다. 이야기를 들어보고나서 나만의 뇌피셜로 정리해보자면, 당시 냉전의 초중반기는 미국의 내로라하는 지식인들이 소련에 대한 적색 환상을 가지던 시기였다. 그래서 아무래도 스키너도 그러한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자연 속의 흐름에 몸을 맡겨 살아가는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고도로 발전된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실현에 대한 문제가 시스템의 불합리함도 있었지만 노동시간 단축이나 경쟁 폭주를 막고 평등 복지를 실현키 위해서, 하다못해 가사노동을 줄이기 위해 세탁기가 등장하듯 자동화 설비라던지 인공지능같은 고도의 기술이 첫째로 확보되어야 하며 둘째로는 취지에 맞게 "옳게"쓰이느냐도 관건인 셈이다. 하지만 이미 감시자라는 직책이 월든에서 등장하니 결국 절대 통제만이 외부와의 단절로 비교경쟁하지 않고 아무것도 모른 채 안락하게 살아가는 것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취지에는 동감하나 이는 필연적으로 "이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언제나 지옥을 만들기 마련이다"란 메시지가 머릿 속에서 떠올랐다.



[매일마다 마주하는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당신의 좋아요, 구독은 작가에게 창작의 에너지가 됩니다.]



매일 습관 정리

습관 1 : 71

이전 13화[에세이] 베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