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860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팔백 육십번째
메리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베리" 크리스마스다. 과포화된 기념일이 되어버린 성탄절. 붉은 옷에 뚱뚱한 산타가 루돌프를 타고 아이들 선물 나눠주는 것과 가족과 커플이 외출해서 맛난 거 사먹고 이것저것 소비하는 물질적 행복이 가득한 날. 진지를 한 움큼 먹어보자면 허름한 곳에서 태어난 예수 이미지와 작금의 넘치는 과소비의 베리 크리스마스와는 서로 극과 극을 달리는 장면들이라 할 수 있겠다.
케빈과 함께 나홀로 집에를 보면서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가득안고 선물 받을 기대를 하고 있었던 어린 시절, 케롤을 들으면서 트리에 풍성하게 쌓인 선물들이 마치 모두 내꺼처럼 여겨지던 기분들. 기념일 중에서 가장 기쁘고 재미난 날이 바로 크리스마스일 것이다. 다만 예수 탄생을 지켜본 목자들이 오늘날 이런 모습들을 보게 된다면 문화충격을 받지 않을까?
경건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고, 이웃과의 나눔의 정신 그리고 특히나 겨울철에 경제적으로 고난받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들이 메이저가 아니라 부차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오늘 날, 예수님 본인도 생일상을 그리 기쁘게 받으실 것 같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가난한 자들, 차별 받는 자들 곁에 서셨던 분이니 신전 정화사건때처럼 매를 드시진 않더라도 어쩌면 화를 내실지도 모르겠다.
물론 종교적 의미에서 혹은 성탄절에 내포한 여러 의미를 생각해보노라면 그렇다는 것이고 사실 일반인이 느끼는 크리스마스는 위에서 말하듯 맛있는 것 먹고 따스한 곳에서 언박싱의 기쁨을 누리면서 연말을 마무리하는 날이다. 설레는 감정을 한 가득 안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를 잘 보내는 방법이 될 수 있고 설령 혼자서 정말 케빈과 함께... 아니다 이제는 넷플릭스와 함께 홀로 하루를 보내더라도 내일 당장 연차를 쓰지 않는 이상 일을 나가야 한다면 연말 연초의 쉬어가는 찰나의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종합해보자면 베리 크리스마스는 과포화의 기념일이면서도 그 과포화가 정말 여러가지 의미와 모습이 담겨 있는 기념일이라 정의할 수 있지 않을 까 싶다. 누군가에겐 경건을, 누군가에겐 사랑과 설렘을, 또 누군가에겐 휴식을 줄 수 있는 그런 날. 다만 생일상을 받아야 할 분은 허름한 옷차림에 머리 위에 기름 부음 받은 것 외엔 물질적으로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던 분이셨기에, 그 분을 떠올려보면서 오늘날 그의 생일에 누군가가 포장된 에르메스 백을 언박싱을 하는 것을 보자면 참 묘한 기분도 든다.
[매일마다 마주하는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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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습관 정리
습관 1 :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