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왔다. 병원복으로 갈아입고서 공장 컨베이어벨트에 올려진 상품마냥 진료실을 돌았다. 침침한 조명 아래 몸 이곳저곳 호스를 꽂은 채로 백색 벽을 보며 침대에 누워 있는데, 예전에 강아지가 아플 때 동물병원에 데려갔던 생각이 나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사람들은 왜 힘든 일이 생기면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얘기를 찾게 되는 걸까. 어차피 고통은 개별적인 것인데. 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걸까. 왜 나아지는 기분이 드는 걸까. 어차피 고통은 개별적인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