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싫은 이유를 찾기는 쉬워도, 좋은 이유를 찾기란 어려운 법이다. 창의적인 악플은 지루한 선플만큼 흔하다. 행복감은 대개 두루뭉술하지만 고통은 구체적이다. 우리는 구체적인 것에 더 크게 반응한다.
일상에서 가장 흔히 찾는 감각이 바로 ‘맛있음’이다. 맛있는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보통 ‘맛있는 이유’까지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음식평론은 맛의 설계를 제시하며 독자의 경험을 확장시켜 준다. 예를 들어 ‘치고 오는 짠맛이 녹아내리는 지방의 풍부함에 의해 중화된다’는 표현을 들으면, 시간축에 따라 입 안에서 변하는 치즈의 맛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된다. 단순히 ‘맛있음’을 넘어 감각이 입체적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치즈의 맛을 느끼듯 긍정적인 감각들에 세심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습관을 혼자서 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도 생각한다. 때문에 곁에서 가이드와 지지를 보내주는 사람들을 항상 귀하고 감사히 여겨야 한다. 나아가 그런 사람이 되어줄 수 있다면 더 좋겠지. 사실 별 건 아니고, 너랑 먹었던 치즈가 가장 맛있었던 거 기억하니 가끔씩 얘기해주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