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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Jul 01. 2016

꼼수를 먼저 배운 블로그 마케팅 담당자

꼼수를 먼저 배웠어~

소셜마케팅 대행사를 하다보니 여러 클라이언트를 만나게 된다. 오래 전 한 클라이언트의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끄적여본다. 나름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곳의 실무자가 미팅을 요청했다. 블로그 마케팅을 의뢰하기 위해서였다. 서포터즈 운영과 기업 블로그 운영에 관한 건이었는데, 계약 기간도 길 것 같았고, 예산도 넉넉한 곳이어서 마음 속으로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미팅에 나가게 되었다. 


담당자와의 만남. 서포터즈를 운영 중인데 현재 자신이 블로거들 교육을 시키고 있고, 블로거들이 잘 따라와줘서 운영이 잘 되고 있다며 자신의 강의 내용을 내게 설명해주었다. 그 내용을 들으며 내 귀를 의심했다. 나름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곳, 적어도 누구나 들어도 알만한 기업에서 꼼수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블로거들에게 교육 시켜준다는 내용은 배경색과 폰트 색상을 같게 하여 키워드 나열하는 방법, 접기 기능을 활용하여 키워드를 나열하는 방법, 폰트 사이즈 0으로 만들기 등등 


이후에 네이버에서 리브라를 내놓으면서 유해문서로 분류한 내용을 다 언급하고 있었다. 기가차서 듣고 있는데, 그래도 큰 클라이언트니 기회를 놓치기 싫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말을 하였는데 기업 블로그 운영 또한 자신이 이야기한대로 운영해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뭐... 대행사라는게 해 달라는대로 해 주면 되긴 하지만.... 


1인 기업이라는게 참 좋은게, 내가 하고 싶으면 하고 아니면 말 수 있다는 점. 


안할 마음으로 그 담당자에게 그렇게 하면 블로그가 망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그 당시 저품질이나 그런 말은 없었다) 그리곤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 운영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였고, 그렇게 운영하지 않으면 맡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고, 그렇게 그 건은 떠나가버렸다. ㅠㅜ 


그래고 생각난 김에 오늘 그 회사의 블로그에 들어가보았다. 전체글 갯수 "1" 

그냥 이름만 올려놓고 있었다. 

아마도 그 이후 저품질이 걸렸을테고, 

내부적으로 효과가 없다고 판단이 되었는지, 

아니면 안하느니만 못한 블로그가 되어 버려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러하다. 


그 담당자에게 블로그 교육을 받은 블로거들은 뭔 죄... 

꼼수는 당장에 잘 되는 것처럼 보인다. 

남들보다 빨리 가기에 굉장한 비법처럼 보인다. 

하지만 꼼수는 결국 꼼수일 수 밖에 없다. 

요즘은 페이스북에서 자기 프로필의 직업란에 1000000000000000000팔로워라고 적어놓은 꼼수가 있다고 한다. 

그럼 그 이름을 검색했을 때 1000000000000000000팔로워라고 나온다. ㅋㅋㅋㅋ 

꼼수란 이딴 것이다. 

사람들 눈에 띄긴 하겠지만, 

나는 사기꾼입니다라고 하는 것 밖에는 더 되겠는가. 


꼼수왕 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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