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의 나는 과연.

생각하고 쓰기, 회사를 그만두고 25살에 시작한 나의 '일'

by 초록


18년 10월의 끝자락.

그렇게 붙잡고 싶었던, 그리고 흘려보내고 싶었던 시간은 어김없이 혼자서 흘러가고 있다.

벌써 18년도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 25살의 나는 지금 얼마나 나를 채워 왔을까.


2년 정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내 일을 시작한 지 1년을 채워가는 중이다. 알바, 인턴, 직장생활을 나름 격렬하게 겪어보고 그 시간 안에서 배움도 많았다. 마지막 회사를 다닐 때는 집에 돌아와 내 작업을 시작하면서 1년 정도 준비해왔다. 웹사이트를 만들고 어떤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지 매일 뒤집어엎고 새로 구상하면서 정신없는 회사생활을 했다. 회사 일에만 집중해도 모자란 시간이었지만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랐다.

마지막 다니던 회사는 자율 출퇴근제였는데 8-11시 출근, 6-8시 퇴근 이런 식으로 개인의 사정에 맞추어 시간 분배를 할 수 있도록 된 좋은 체계였다. 그래서 나는 퇴근 후 집에 가서 회사에서 일하는 8시간과 같이 집에서 내 '일'을 매일 8시간 하기 시작했다. 8시간을 일해야지 다짐해서 된 게 아니었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게 되니 즐겁고 흥미가 생겨 그 정도로 일할 수 있었다. 나는 내 '일'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회사일보다 내 '일'에 무게가 더 쏠렸고 그럴수록 나는 내일이 기다려졌다.

그래서 다짐을 했다. 내일이 기다려지는 내 '일'을 해보자고.


그렇게 시작한 일이 바로 '피팔레트'이다.

무턱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교 4학년 때 nexon에서 인턴일을 하면서 캐릭터 일러스트, 영상제작을 하며 툴을 다루는 데 익숙해지기를 반복했다. 그다음 gabia에선 도메인, 웹사이트에 관련한 정보들을 특히 자주 접했다. 그리고 캐릭터 상품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업체에 연락하는 등 좋은 기회를 경험해봤다. 사이사이 다른 아르바이트나 회사도 경험했지만 크게 기억에 남는 회사들은 역시나 규모가 있는 회사들이다. 왜냐하면 내가 모르는 것, 배울 것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29cm 편집샵에서 일할 땐, 상세페이지 작업을 주로 했는데 브랜드의 룩북이나 PT들을 보면서 트렌드를 익힐 수 있었다. 사실 내가 간 회사들은 공통점이 뚜렷하진 않지만 내가 배우고 싶었던 분야라는 것은 뚜렷하다. 이곳저곳 다니며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이 나에겐 흥미로웠던 것이다.

어쨌거나, 내 '일'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었고 지금의 나는 쌓이고 있다는 것.


11월 둘째 주, 벌써 내가 대학교에서 강의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취업 멘토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대학 후배들에게 간단하게 강의를 하는 것이다. 나도 대학생 때 학교 선배님들이 오셔서 강의해주시고 하는 걸 봤는데 그걸 내가 하게 되다니. 사실 말해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다 말해주고 싶어서 생각나는 대로 메모해두고 있다. 내가 많은 경력을 가지고 있지도, 성공해서 억만장자가 된 것도 아니지만 그래서 더욱 후배들에게 현실적으로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함께 헤쳐나가며 고민해야 할 것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렇게 살아온 사람이고 앞으로는 이런 일들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지내고 있다. 너희는 어떤 삶을 지내고 있으며 내일은 뭘 할 거고 무슨 일을 해보고 싶은지 그냥 물어보고 대답하고. 내가 겪은 경험을 토대로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꼭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얼마 전에는 후배가 연락이 왔는데 잘 지내냐고. 선배님 하시는 일 잘 보고 있다고.

너무 반가웠고 내가 혼자 그냥 열심히 해본다고 하고 있는 일을 보고선 이렇게 연락을 해준 다는 게 그저 고마웠다. 자기는 이렇게 지내고 있는데 앞으로 이러이러한 일을 해보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막막해서 그냥 연락해보았다고.

나는 항상 그렇게 생각한다. 다들 이렇게 살고 싶다 이런 걸 해보고 싶다 이런 걸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은 하고 산다. 하지만 되고 안되고의 차이는 바로 실행이다. 하고 안하고의 차이가 가장 근본적인 차이고 했을 때 벌어지는 일은 아무도 모를 정도로 위대한 힘이라는 것. 이 친구도 그랬다. 나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궁금한 게 있어서 '연락해보자!'라는 실행에 바로 옮긴 것, 그게 멋있는 점이다.

연락 한번 한 것이지만 그 행동 하나가 앞으로 그 친구에게 얼마나 다른 삶을 줄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최대한 자세히 열심히 대답해줬다. 그리고 다음에 서울에 가게 되면 연락할 테니 만나자고. 이런 친구는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을 정도로 고맙고 자기 삶에 대해 생각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나도 자극이 되는 부분이 많다. 나도 나름의 방법으로 헤쳐나가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 자극이 많이 된다.


앞으로 얼마나 더 어떻게 더 나를 갈고닦을지 매일 고민해야 한다. 가끔 쓸데없는 생각 때문에 잠 못 드는 날이 많은데, 물론 오늘도. 하루아침에 사라질 고민을 하는 것보단 내일 뭐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생각하며 잠들 수 있도록 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25살의 나는 과연 얼마나 쌓아왔을까.

앞으로의 20대는 어떻게 더 보석 같은 것들로 쌓아갈지 고민하니 잠 못 드는 밤이 될 수 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