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 비교를 넘어서

by 서동휘

늦었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 있습니다. 일어나기 힘든 아침, 거울 속 내 모습이 어제와 다를 바 없을 때,

SNS를 켜는 순간 마주하는 누군가의 성과, 그 모든 게 내게 말합니다.
"넌 너무 늦었어. 남들은 다 가고 있어."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멈춰 서게 됩니다.
움직이지 못한 채로, 마음만 바쁘고
손은 스마트폰 위를 의미 없이 헤맵니다.
'의없스.' 의미 없는 스크롤이라는 말이 딱입니다.
자극은 많은데, 마음은 허기지고,
뭔가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문득, 생각해 봅니다.
정말 늦은 걸까요?
정말로 지금 이 자리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일까요?

살면서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늦었다’는 건, 마음속에서 들리는 감정일 뿐, 실제가 아닙니다.
그건 지금까지 내가 이루지 못한 것들,
남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만들어낸 착시일지도 모릅니다.

비교는 아주 교묘하게 다가옵니다.
처음에는 자극을 줍니다.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하지만 곧 나를 가두기 시작합니다.
"왜 난 저 사람처럼 안 되지?"
그리고 결국, 마비시키죠.
"난 안 될 거야. 이미 늦었어."

어차피 세상엔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러니 비교의 출발선에 서는 순간,
우리는 이미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바라봐야 할 건
어제의 나 자신입니다.
어제보다 오늘 내가 한 발짝 더 나아갔다면,
그걸로 충분한 거 아닐까요.

비교를 넘어서기로 결심하는 순간,
세상은 조금씩 달라 보입니다.
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나만의 리듬으로 살 수 있게 됩니다.

내가 꾸준히 한 걸음씩 걸어가면
그 길 끝에 분명히 내가 꿈꾸는 삶도,
내가 바라던 모습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당신은 이미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누구와도 똑같지 않은 유일한 당신만의 모습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금 느릴 수 있어도,
잠시 멈춰 있을 수 있어도 괜찮습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단지, 늦었다는 생각이 들 뿐입니다.

그 생각이 당신의 손과 발을 붙잡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 가장 가벼운 것부터 해보세요.
이불 개기, 물 한 잔 마시기, 다이어리 한 줄 쓰기.
그 작은 행동이 다시 삶을 움직이게 합니다.

저도 오늘 꽤 늦게 일어났습니다.
게으른 하루가 될 것 같았고,
뭔가 해야겠다는 마음과 아무것도 하기 싫은 감정이
엇갈리며 부딪혔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이 글을 씁니다.
누군가의 ‘의없스’ 사이에 작은 쉼표가 되길 바라며,
자책과 비교의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
이 글이 누군가에게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기를 바라며.

모두가 빠르게 달리는 이 세상에서
잠시 멈춰 서 있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속도는 당신의 것이고,
당신의 길은 당신만이 걸을 수 있는 여정입니다.

지금 이 순간, 너무 늦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금이, 당신 인생의 가장 적절한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주님 뜻대로 못 사는 '이것' 덩어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