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래도 달리고 싶다 3화

땀을 먹고 다니는 땅?

by 서동휘


땀을 먹고 다니는 땅, 나를 삼키는 듯한 더위에 지쳐 나는 쓰러졌다.

'하지만 대체 뭐 하는 거지...' 싶다. 저 운동장의 흙은 내 땀을 먹는 듯했다.

웃으며 달리고 싶지만, 나는 광대가 아니다. 광대는 강제로라도 웃는다. 웃음을 팔 수 있으니까, 마음이 슬퍼도 숨길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감정의 숨바꼭질 같은 위대한 논리는 모른다. 그냥 땀을 눈물처럼 흘리는 법만 알지.

이상하게 뛰기로 한 만큼은 뛰어야 살아있음을 느낀다. 이전에 했던 수영도 살아있음은 물론 느꼈다. 그러나 이 정도의 감정까진 아니다.


모르겠다. 쓰러지면서 행복을 느끼다니. 이런 독특한 감정은 처음이라, 이 감정에 어쩌면 나는 감전된 지도 모르겠다. 하늘이 내리는 벼락을 나는 거부치 않고 맞겠나이다.


사실 방학이었다.

그러나 방학의 뜻풀이처럼, 학교에서 사람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행위가 놓아진 거지, 뛰는 것에 무슨 해방이 있겠나. 그런 건 없다. 없다시피 하다.


방학이 끝나갈 때쯤 나는 내게 짐 같은 질문을 한 가지 했다.

'난 대체 어느 정도로 잘 달리고 싶은 거지?'부터 출발해서, '국가대표가 되면 행복할까?' 하는 질문까지. 대강 내 나이만큼은 질문한 거 같다.

"그래, 방학 동안엔 좀 웃는 연습을 좀 했니?"

"연습 그런 거 모르겠습니다. 다만..."

"다만? 뭐?"

"다만, 내가 뛰는 게 좀 더 즐거워졌을 뿐입니다."


코치님께 고백하지는 못했지만, 기록이 좋아지지 않음에 지쳤고 사실 마음의 번아웃을 경험했었다. 마음이 방향을 잃어, 방황을 경험하고 있었다.

주인 잘못 만난 마음은 대체 무슨 잘못이 있길래, 이렇게 아파야 하나 싶다.

참 쉬운 게 없다.


예전에 김연아 선수의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아쉬운 게 하나도 없었어요."

사실 아쉬운 게 없다는 말은, 쉬운 게 없었음에도 견뎠음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그녀는 견딤으로, 고난의 잔을 마신 승리한 여왕이다. 그것도 승리를 했으니까 멋지지.

그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 하나로,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겨우 1년도 안 한 사람이, 영광을 누리겠다는 심보가,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나는 수영에서 육상으로 바꾼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런 거 치고, 초반 성적이 나쁘진 않았다.

수영에서 단련된 하체 근육 덕분인지 아닌지, 아니 사실 집안에 육상인이 2명이니까, 그 유전 덕분일까.

아니다. 나 덕분이다.


최선을 다하는 나 덕분이다. 수영에서 육상으로 바꾸고도 지침 속에도 견딤을 선택한 나 덕분이다.

나는 나에게 고마워하고, 내게 자신감을 느끼기보단, 과한 부족함을 느껴온 것이다.

이걸 이제야 깨닫다니. 아니, 이제 깨달았음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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