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에는 날개가 없습니다

by 서동휘

우울한 날에는 날개가 없습니다.

우울한 날은 새처럼 날기보다는

애처럼 웁니다.

그런 내가 미웁니다.


거울 속 나를 바라볼 때

나는 죄 많은 죄인 같습니다.

감정은 고장 난 장난감처럼

작동하지 않습니다.


웃음도, 눈물도

진짜인지 헷갈립니다.

내 안의 나는

내 마음을 비워내기 위해

하나 둘, 조심스레 글을 씁니다.

우울한 날에는 날개가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날개 달린 새처럼 높이 나는 게 아니라,

희망의 끈을 꼭 잡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울한 날은 날개는 없지만

더 많이 쓰고, 더 깊이 느끼는

쓰라린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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