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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창욱 May 21. 2017

스토리펀딩 기획 및 운영에 대하여1

무릉외갓집 사례

다음 주에 서귀포에서 스토리펀딩 워크숍이 열린다. 지역에서 크라우드펀딩을 두 번 진행해본 적이 있는데 최근에 오픈한 스토리펀딩에 대해 궁금한 분들이 계실듯해서 몇 글자 남기려 한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처음에 카카오에서 제안을 받았을때 반응이 조금 시큰둥하긴했다. 


전혀 다른 상품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한 적이 있는데 '공익적 의미 혹은 가치'를 구매로 연결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당시 생산자 측면에서는 상세하게 스토리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과 소재도 부족했고 펀딩사이트 또한 노출을 높이는데 쉽지 않아 보였다. (결과는 그래도 펀딩성공을 하긴 했는데 기존 회원분들의 도움을 전적으로 받음으로써 펀딩상품을 알리겠다는 처음의 취지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번 스토리펀딩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포털사이트에 노출될 수 있다는 장점이 눈에 들어왔다. 스토리펀딩의 독자와 펀딩자는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솔직히 궁금하긴 했는데 제안자로부터 명쾌한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스토리들이 대개 특정 부분들에 치우치다보니 영역을 확장하고자 먹거리 영역의 생산자들에게 제안을 한듯 싶은데 제안자도 우리도 과연 이것이 될까 싶었다. 


왜냐면 무릉외갓집의 대표적 상품은 약 45만원 가량의 제철 제주 농산물 회원제 배송 프로그램으로 한번에 구매하는데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물론 이 상품을 지난 8년동안 유지해온 것이 우리의 나름 사업영역이고 이를 제안자가 잘 이해해서 스토리펀딩과 무릉외갓집이 잘 어울리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제안에 공감하며 '만약 실패하더라도 우리에게 손해는 없고 그곳의 독자에게 우리 메시지가 잘 통하는지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기획하고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구인가?


스토리펀딩 올라온 사례들을 보면 적게는 2명이 힘을 모아서 쓴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먹거리 영역의 경우 전문 작가가 붙고 글감을 제공할 운영자 1명 혹은 그 이상이 있다. 아마도 작가가 상품에 대해 충분히 취재를 하고 그 내용을 올리되 상품의 제공자 혹은 주인의 검수와 협의를 거쳐서 올리는 듯하다. 

무릉외갓집 사례는 내가 지난 6년간 운영해오며 쌓인 이야기와 사람들, 다양한 소재들로 내가 직접 쓰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으니 풀어내는 것도 조금 더 쉽지 않을까 싶었다. 참고로 나는 지난 수년 동안 다양한 소재로 신문에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다. 육아, 제주살이, 농업농촌을 주제로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써왔기에 이 또한 쉽게 생각했다. 


+어떻게 스토리를 풀어나갈 것인가?


글을 풀어 나가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 글감이 충분하다면 말이다. 글을 못 쓰는 사람이라도 남들과 조금 다른 관점으로 글을 풀어낸다면 충분히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일반적이고 평범한 글보다는 다소 부족해보이더라도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글이 더 영향력이 있고 확산도 빠르다. 

무릉외갓집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할때 기존에 언론에 다양하게 소개된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 와는 다른 이야기를 쓰려고 방향을 잡았다. 이미 언론에 몇 번 소개된 부분이기에 식상할 수도 있거니와 실무자로서 작은 이야기, 조금 더 내부의 이야기를 한번 해보는건 어떨까 하는 욕구도 있었다. 

큰 이야기가 지역, 마을사업, 협동이라면 작은 이야기는 이 사업을 떠받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현재를 유지하기 위해 거쳐야했던 수많은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를 다 꺼낼수는 없겠지만 조금은 정리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실제 이를 풀어내어 보려니 참 쉽지가 않았다. 무엇보다도 스토리펀딩의 스토리는 '에세이'가 되어서는 안된다. 스토리펀딩의 목적은 이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펀딩을 하거나 공유하도록 만드는데 있다. '공감'하는건 참 좋긴 하지만 '펀딩'이라는 행위로 연결되어야만 한다. 특정한 기간과 특정한 모금액이 있기에 이 기간동안은 모든 이야기와 역량이 총 집중되어야 한다. 머릿속으로는 이것이 참 쉽게 정리되는 이야기인데 실제 글을 써보려니 정말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가장 중요한 첫화는 역시 상품소개서가 되고 말았다. 


1화 에피소드 보기 :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20736


+1화는 참 중요하다. 


1화는 참 중요한 것같다. 왜냐면 사람들이 리워드와 다음 스토리에 기대를 갖게 하고 펀딩액을 놓고 볼때 1화에 모금이 제일 많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1화는 더더욱 상품 이야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말그대로 그냥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리워드가 있는 스토리, 그 중에서도 먹을 거리의 경우에는 스스로 글을 쓰면서도 이것이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어떻게 다른 것인가에 대해 기술할 수 밖에 없다. 우리 제품은 어떤 사람들이 생산하고, 어떤 제품적 특징을 보이며, 또 어떤 사람들이 판매를 위해 노력해오고 있는가를 상식을 뛰어넘는 차원에서 기술해야 한다. 그 중에는 그걸 만드는 사람, 그걸 만드는 비법, 지역성이 묻어나는 스토리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셔요'라고 하면서도 '그냥 듣지는 마시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 한번 구매해 보셔요'를 동시에 해야 되는 상황, '한번 도와주십쇼'로는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연재시작과 함께 해야하는 일들


당연한 것이겠지만 스토리 연재를 하는 목적은 내가 하는 일을 사람들에게 조금 더 알리고 함께 하려는 이들을 모으는 것이다. 펀딩을 시작한 수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지인들에게 홍보하는 방법이다. 나또한 평소에 '관심은 있는데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지인' 혹은 '내가 하는 일을 도와주거나 선의를 가지고 있는 우호적인 그룹'에 최우선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도움요청은 간단하고 직접적이어야 한다. 펀딩을 해주면 제일 좋고, 어렵다고 하면 주위의 지인들에게 알려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보통 1개의 스토리가 새벽 00시에 업로드되는데 하루 정도만 스토리펀딩 메인화면에 머물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집중도 높고 반응도 많다. 1화가 올라가고 난후 메인에서 내려가기 전에 다양한 그룹과 도움주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소식을 전했다. 

갑자기 연락해서 상품을 판매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없도록 내가 하는 일을 잘 알고, 최근에 소통을 했던 분들에게만 부탁을 드렸다. 무리하지 않았다. 함께 일하는 분들의 도움또한 필요하다. 홍보맨이 별도로 있는게 아니라 요즘은 직장에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홍보맨이며 그들 각자가 지인들 소통채널을 가지고 있다. 

마을기업, 농산물 꾸러미, 제주에서 뭐먹고 사니.. 등등 평소에 멀리있는 지인에게 모든 것을 풀어놓고 이야기하기 힘들었다면 펀딩을 계기로 스토리만 공유해도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을까? 


+1주일간 펀딩결과


1주일간은 거의 매일 펀딩이 얼마나 되었는지 확인했다. 마치 1주일밖에 시간이 없고 1주일만에 펀딩목표를 채우겠다는 욕심으로.. 그런 마음가짐 때문이었는지 1주일만에 모금액의 50%에 육박하는 금액을 달성했다. 주변 지인분들이 많이 관심을 보여준 것도 있지만 메인에 노출되면서 새로운 독자들에게 확산된 것도 큰 역할을 한 듯하다. 

같은 기간에 펀딩을 하고 있고 펀딩금액이 우리보다 훨씬 고가인 지인과 통화를 한 적이 있다. "펀딩결과에 관계없이 하고 있는 사업과 상품이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지는 것같아요" 실제 스토리펀딩을 해보니 3화가 올려진 5월 중순까지 우리의 대표상품에 대한 전화문의가 늘었고 쇼핑몰을 통한 구매또한 많이 늘었다. 가성비가 높지만 1년치를 한번에 결재하는 상품이다보니 연회원을 모으기가 쉽지가 않은데 우리 이야기가 조금은 확산되고 있어서 그런지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펀딩기획에 관하여


펀딩을 할때 제일 중요한 것이 어떤 스토리를 중점적으로 풀어나갈 것인가, 목표금액, 리워드 상품이나 서비스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 스토리 연재기간은 언제까지, 어느 정도 횟수가 좋을까를 정하는 것이다. 무릉외갓집의 경우 펀딩에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중심 서비스로 정면승부를 보기로 했고 리워드 상품또한 그 금액에 맞추되 약간의 변형상품을 내걸었다. 

펀딩목표는 비슷한 종류의 펀딩을 참조하여 500만원으로 정했고 스토리 연재기간은 첫번째 도전이다 보니 다소 길어보이지만 3달 정도로 잡았다. 스토리 게재 횟수는 매주 1화를 올리게 되면 너무 많은 글을 써야 되기에 격주에 한번 정도 쓰는 것으로 정했다. 아마도 5~6화 정도 글을 쓰며 펀딩을 마무리 짓지 않을가 싶다. 

펀딩을 기획할때 생각은 못했는데 대선 등 정치적인 이슈들이 너무 많아서 1화 업로드 이후 첫 번째 주 이후에는 10% 정도밖에 펀딩을 채우지 못했다. 그것도 대선 이후에 조금 늘어났다. 길게 연재를 기획할때는 이러한 외부변수도 고려해두면 좋을듯하다. 


+펀딩운영에 대해여


1화를 올릴때는 '우리 이런거 합니다'라고 하며 주위에 홍보를 하게 되는데 2화부터는 동일한 펀딩으로 사람들에게 확산시키는데 한계가 있을수 있다. 그렇다고 펀딩운영사인 카카오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기에 2화 이후부터는 최대한 스토리를 어떻게 잘 풀수 있을까, 입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을까 고민해볼 일이다. 

아직까지 무릉외갓집에는 20여일이 남았는데 펀딩을 아름답게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조금 더 고민해보아야 겠다. 아마도 100%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더 하게 될지 모르겠다. 


*응원 많이 해주셔요!


무릉외갓집 펀딩 사이트 바로가기 >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1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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