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홀로서기
나는 20대에 연애를 쉰 적이 없었고,
내가 홀로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어.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처음으로 내가 원치않는 이별을 하게되면서
내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는 '홀로 있는 상태'가 되는 경험을 했었어.
와, 진짜 지옥같아. 그 느낌. 버려진 느낌.
그 때 내가 누굴 찾아간줄 아니?
내 남사친이자 모쏠인 황수박씨(30, 남).
내가 왜 황수박을 찾아갔냐면, 황수박도 혼자고 나도 혼자인데
나는 너무 힘든거야. 황수박은 엄청 잘지내거든. 혼자서.
근데 나는 맨날 외롭다고 힘들어하고, 다시는 누군가를 만나지 못할까봐 불안해하고
너무 힘든시간을 보내고 있었거든.
그래서 나는 내 친구 중에 평생 혼자 지낸 황수박을 찾아간거고,
찾아가서 "너는 어떻게 그렇게 혼잔데 잘지내?"라는 어이없는 물음을 진지하게 했었어.
지금와서야 황수박은 그때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는데, 내가 너무 불쌍해서 위로를 해줬다그랬어.
착한놈.
아무튼, 그 정도로 나는 혼자 잘 지내는거에 대해 너무 무지했고 무감각했어.
말했지만 20대 때 나는 혼자 지내 본 경험이 없어. 늘 연인이 있었고, 헤어지면 또 다른 사람을 만났고 했으니...
그러다보니, 성인이 되서 홀로 '잘' 지낸 경험이 없는거야.
와 정말 나는 내가 엄청 잘나고 똑똑한 줄 알았는데,
그 분야에서는 걸음마도 제대로 못하는 아기와 같더라고...
그 때 진짜 '망했네.'라고 생각했고... 난 회사를 휴직했어. (지금 생각하면 좀 오바인 결정이긴 했지만, 그 때 그런 시간이 없었더라면 난 평생 홀로서지 못했을 것 같아) 그 때 돈을 좀 탕진하긴 했지만, 그 정도 비용으로 나를 찾을 수 있다면 나는 다시 돌아가도 몇 번이고 그 값을 지불할 것 같아.
철저하게 나를 알아갈 시간, 나와 혼자 지낼 시간이 필요했던 거야.
그래서 한달동안 내가 한 일은 내가 좋아하는 것 찾기 였어.
상담센터도 다녀보고, 평생 안해본 미술 학원도 등록했고, 운동도 시작하고, 댄스학원도 등록하면서 그냥 일단 뭐든 해보면서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시간이 무엇인지 찾자 였어.
그제서야 내가 보이더라고.
늘 혼자 외로워 했던 어릴적 내 모습도 보이고
또 생각보다 혼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내 모습도 발견하고
무엇보다 내가 이렇게까지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몰랐는데 그것도 알게되었고...
나에 대해서 알게된게 너무 많은거야.
그 때, 나는 내가 얼마나 나를 돌보지 않았는지와 동시에
왜 내가 그토록 내 연인들에게 화가 났는지 알게된거야.
나는 내가 나를 돌보는게 귀찮아서 내 연인들이 날 돌보길 원했고
그걸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화를 냈던거야.
내 마음의 주인은 나인데 말이야.
너무 많은걸 깨달은 시간이었어.
그래서 나는 멋지게 나이 든다는 것은 홀로 잘 지내는 거라고 생각해.
그것 만큼 멋진 어른, 자기 감정을 오롯이 자기가 책임지는 그 모습이 어른스럽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