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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대학생 같다고 하는 통에

by 푸시퀸 이지


며칠 전 부 회식을 했다. 우리 부는 30대 초반이 많아 다른 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다. 회식 장소로 이동하는데


"뒤에서 보면 대학생인 줄 알겠어"


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얼마 전 인스타 DM도 머릿속을 스쳤다.




생각은 워낙 철이 없어 대학생 비스므레 하지만 생김도? 왜 그런 말을 들을까, 곰곰 생각해 보니


내가 입고 있는 옷이 지금 대학생 아들 것이다

(같은 옷만 입는 스타일이라 버려진 옷이 많다. 그만큼 건진 게 많다).


내 겨울 외투는 아들, 조카가 초딩, 중딩 때 입은 옷이었다. 대학생 될 때까지 입으라고 큰 놈으로 산 건 아니지만 대학생 되니 내가 입는다.


지난 일요일 필라테스를 마치고 땀에 쩔어 가는데 함께 운동한 조카가 들입다 찍어 주었다.


"네 눈에도 내가 대학생처럼 보이냐?"

고모 하는 짓이 그렇다는 표정.

환경과 비용, 아이들 추억 생각해 옷에 구멍 나지 않으면 숫제 사질 않는다. 습관 덕에 대학생 소릴 듣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오늘 출근 때 신은 신발도 조카가 초딩 때 신은 것. 작아지고 유행 지나면 내 차지. 난 영화든 뭐든 유행과는 거리 먼 사람이니. 그 덕에 시린 발 난로 잘 뗐다.



천년 만년 대학생이려면

옷 끼지 않게 몸 관리 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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