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프롤로그 ;마흔 이후 진짜 인생을 시작한 한 사람의 기록.
삐딱한 성격에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치고,
상대의 단점만 찾으며 스스로가 미덥지 않아
평가절하하기 좋아하는, 비쩍 마르고, 못생긴 저랑
결혼하고 싶다고
최 차장이(현 남편) 말했습니다.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떠들고 다니던 터라,
축하보다는 비난이 더 많았습니다.
늦은 결혼이었고, 늦은 두 번의 출산과 현재 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욕심 없이 살던 인생에 집이 짓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땅을 살 돈이 없네요.
열심히 일 한 만큼보다도 덜 벌지만...
이제라도 열심히 모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긍정적으로) 너무 늦은 걸까요?
무엇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나이 마흔이 되도록. 그냥 그저 오늘 하루 열심히
일 한 나 맛있는 거 먹고, 시원한 맥주 마시고,
깨끗하게 잘 챙겨 입고, 예쁘게 꾸미고,
좋은데 구경가려고 열심히 들어둔 적금 깨고를 반복하면서 미래를 위한 준비 같은 건
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내가 결혼 하고 말았습니다.
아내로 살기, 엄마로 살기, 딸내미로 살기,
한 여자로 살기, 사회에 나가서 사회인으로서의 역할 하면서 사람답게 살기. 정말 살기 바쁘네요.
내 나이 마흔에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만난 고마운 사람.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시댁과의 갈등으로 몰아치는 폭풍 속에 서 있습니다.
길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쫓겨 온 듯한 지금 이곳에서 무언가에 쫓기듯 마흔의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지금 어느 지점에 서 있으며 무얼 하고, 앞으로 무얼 해야 할지, 혼돈 속에서
뒤늦게 진짜 인생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