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교사의 기도 2
스승의 날 다짐 3, 희망 학생
교사의 기도 2
- 학생이 희망입니다 -
니체의 말을 추종하며 사는 나이지만
이기적이라 생각지 마시고
이번 한 번만은 내 기도를 꼭 들어주소서!
“동균이, 유미, 종화, 영만이, 규민이, 용재”가
죽은 지식들을 옮겨 놓은 시험 점수와
이것을 맹신하는 어른들의
위협과 공갈에 주눅 들지 않고,
점수의 반란을 보여
점수의 마법에 걸린 어른들을
구원할 수 있게 해 주소서!
“종호, 춘식이, 혜윤이, 승지, 창오, 성민이”를
침묵에 길들게 하지 마시고,
침묵은 죄악이니 침묵을 당연시하는
수업과 세상에 당당히
열여섯 싱싱한 말의 강을 만들어
싱그러움에 목말라 있는 아이들이
마음껏 영혼과 마음을 축일 수 있게 해 주소서!
“지경이, 동주, 하은이, 혜빈이, 승호, 빛나”가
책상과 교과서의 벽에 가려져
옆 친구의 눈물을 외면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마음껏 책을 읽고, 농구도 하고,
진실로 진실로 친구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참 공부를 이룰 수 있게 해 주소서!
“선민이, 동준이, 라인이, 성우, 윤호, 정원이, 종진이”가
무거운 책가방에 가위눌려
아무 생각도, 의미도 없이
학교에 단순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을
제발 막아 주시옵고 바람을 느끼고,
나무의 힘겨움을 덜어 줄 수 있는
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자랄 수 있게 해 주소서!
아니 내 기도를 들어주지 마시고
제빵사가 되겠다는, 외교관이 되겠다는,
종이공예가 되겠다는, 땀의 소중함을 아는 기술자가 되겠다는,
마음을 치료하는 간호사가 되겠다는,
참 교사가 되겠다는
“채현이, 수진이, 은수, 혜경이, 현지, 민지, 예진이”
내 아이들의 기도를 꼭 들어주소서!
하나하나 밀알보다 더 소중한 아이들!
내 나라, 이 나라의 왕과 여왕이신
내 아이들의 기도를 꼭 들어주소서,
꼭 들어주소서!
※ 2012 년 5월 오천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