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까마중 앨범

빈 가을 빈 별

by 이주형

까마중

빈 가을 빈 별

빛을 향해 손을 졌다

빈 배처럼 별은 늘 비어

있었다 꽃과 뿌리의 거리는

원망과 희망 사이였다

그 사이로 빈 별이 뜨고 졌다


별을 노래하던 시간들은

이제 푸른 꿈 속에서나 산다


인정이 살아 있던 시절

입을 퍼렇게 멍들인 까마중은

빈 배를 푸른 별로 채웠다

별의 뿌리가 희망의 숨을

길어 올렸다


사람마다 푸른 나무가 자랐다

인정의 숲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향한 별이 되었다

별이 숲을 이루었다


배가 빌수록 별을 노래했다

별은 부르기 전부터 마중길에

떴다 벌은 늘 별보다 앞서

별자리를 만들었다

그 자리마다 별이 집을

지었다, 그 집을 찾으며

빈 배를 잊었던 시절

꿈은 더 또렷했다


벌의 길이 지워지면서

인정의 길도 지워졌다

비만을 부르는 별의 길이

열렸다, 별을 찾던 손도

길을 잃었다, 손 안 창에는

밤낮없이 별이 떴다

소화되지 않은 별이

기름진 배 속에 갇혔다


까마중이 이름을 잃는 것보다

더 빨리 사람이 사람 숨 길을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