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27) 꽃 메아리 순간

가파도 소망봉에서

by 이주형

(시 127) 꽃 메아리 순간

가파도 소망봉에서


꽃과 마주하면

순간을 건너는 이의

발자국을 감싸고 흐르는

메아리를 들을 수 있다


꽃을 깊게 건너온 바람이

떨어지는 꽃잎 이야기를 기록

중인 메아리의 책장을 넘긴다


숨 넘어가는 발자국의

숨을 떠받치던 구름이 남은

숨으로 길게 운을 띄운다


꽃이 되려는 이여

순간을 지나고 있는

꽃 메아리가 들리시는가


순간을 견딘 꽃들이 한창인 8월,

가파도 노랑코스모스가 부르는

꽃 메아리를 엮어 다음 계절을 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