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이 많은 회사에서 채용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회사 내외로 정말 많은 사람과 소통하게 된다. 회사 내에서는 일반 직원들과 부서장, 대표이사와 소통하고 회사 밖에서는 지원자, 헤드헌터, 채용 포털 관계자, 대학교 취업지원센터 직원 등과 소통한다. 문자, 전화, 메신저는 매일매일 쉴 틈 없이 울려댄다.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기분 좋은 일도, 기분 상하는 일도 많이 생긴다. 사람들에게서 오는 수많은 자극 속에서 일정한 기분을 유지하는 건 사실 쉽지 않다. 오늘도 아침부터 팀장님과 채용 파트를 불쾌하게 하는 전화가 울렸다. 신규 입사자가 출근했는데 인사팀 직원이 없었다는 것. 인사팀인데 왜 우리 팀을 완벽하게 지원하지 않느냐는 뉘앙스다. 입사자가 안내 메일을 확인하지 않고 출근 시간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동등한 회사 동료인데도 밑에 사람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 남들의 작은 실수에도 예민하게 굴고, 본인 부서에 작은 해가 올까 봐 항상 노심초사다. 입사 초기에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 화가 나서 왜 저런 사람들에게까지 친절하게 대해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다. 이젠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것이 정답임을 안다. 그들과 다른 여유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나도 업무가 너무 많고 머릿속이 복잡하면 예민해진다. 일이 한창 몰리던 때에 자꾸만 실수를 하던 동료에게 까칠하게 행동했던 때도 있다. 퇴근길에 사과를 했지만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 그건 실수가 아니라 그냥 내 성격이 까칠하고 예민한 것이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나도 마음속에 여유가 없어서 좋지 못한 반응이 나온 거다.
돈을 벌어야 하는 회사 생활에서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늘 마음을 살펴야 한다. 오늘도 남을 불쾌하게 하는 사람을 보며 반면교사로 삼는다. 바빠도 여유를 갖자.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일해보자. 매일 다짐한다. 바쁜 와중에도, 남을 불쾌하게 하는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감정을 다치지 않고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인생 2회 차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