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 가기로 결심한 이유

by 만재소녀

때는 2019년 10월이었다. 회사 직무 교육으로 어느 대학 부설기관에서 강의를 듣게 되었다. 강의는 대학교 내에서 일주일 간 진행되었다. 미국 어학연수를 제외하고는 다른 대학에서 강의를 들어본 건 처음이었다. 오랜만에 대학교를 간다는 설렘 반 그리고 일주일 간 회사를 빠진다는 불안감 반을 안고 수업에 갔다.


대학교 때를 되돌아보면 나는 영어교육과였던 내 전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교사가 꿈인 학생들에게는 전문성을 길러줄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전공이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공부의 목적의식을 갖기 힘든 전공이었다. 강의가 재미있었던 적도 있고 영문학을 공부할 때는 책에 한껏 빠져있었던 적도 있지만 학문적인 자극은 없었다. 그래서 강의에 몰입하는 동기들이나 영어교육 석사/박사를 생각하는 동기들을 보면 참 신기하고 부러웠다.


직무교육의 의무감으로 들었던 강의는 예상외로 굉장히 흥미로웠다.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이 와서 주로 강의를 했고 때때로 그 대학의 교수님이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동안 모호하게 알고 있던 개념을 정리해주고 실무에서 어떻게 새로운 개념을 적용해야 하는지 가르쳤다.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 더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학교를 졸업한 지 4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새로운 전공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이 이틀 정도 지났을 때 즈음 그 대학의 대학원을 찾아봤다. 2020년 전기 입학 지원이 다가오고 있었다. 운명이다 싶었다. 그 자리에서 내가 지원할 수 있는 전공을 찾고 교육과정을 살펴봤다. 공부하고 싶은 과목들이 줄 지어 있었다. 대학원에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마어마한 등록금을 보고 주춤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하는 공부를 위해, 그리고 더 먼 미래를 위해 이 정도는 투자해볼 만하다 싶었다. 지원서 기간이 열리자마자 대학원 지원서를 제출했다.


대학원에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내가 몸담고 있는 업계에서 오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동안 조종사도, 승무원도, 정비사도 아닌 일반직으로서 항공업계에서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었다. 대학원이 정확한 답은 아닐 수도 있지만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은 기분이 들었다. 내 위치에서 전문성을 한층 더 키울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로 공부를 선택했다.


또 다른 이유는 학업과 학위에 대한 욕심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석사 학위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정작 석사 학위를 위한 공부는 찾지 못했다. 교사는 이미 꿈이 아니기에 교육학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심리학, 경영학 등 그 어떤 전공을 생각하든 선뜻 도전하지 못했다. 공부의 동기나 목적의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업계는 정말로 더 알아보고 싶고 공부해보고 싶다. 학업과 학위에 대학 갈망을 모두 채워 줄 수 있을 것 같다.


회사와 병행해야 하는 특수대학원이기에 일반대학원만큼의 전문성을 가지려면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도 욕심이 생긴다. 힘들어도 열심히 공부해서 잘 해내고 싶다.


입사 4년 만에 처음으로 듣게 된 외부 교육 일주일이 나를 대학원으로 이끌었다.

2020년 1학기 등록금을 냈다. 공부로 가득 채울 2020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