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마지막 주, 대학원 수강 신청이 있었다. 대학교 때의 수강 신청과 똑같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대학원 수강신청은 훨씬 간단했다.
1. 한 학기에 6학점, 3학점 과목 두 개만 듣는다.
대학교는 기본 21학점, 전 학기 학점에 따라 23학점까지도 들을 수 있었다. 과목으로 치면 7~8개 과목까지도 가능했다. 반면에 내가 가는 대학원의 최대 수강 학점은 8학점이다. 논문 지도를 위한 2학점 강의를 제외하면 한 학기에 두 개 과목만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학원 수업은 많이 듣고 싶어도 절대 많이 듣지 못한다고 한다. 그만큼 과목 수는 적어도 해야 할 공부의 양은 많다는 뜻일 거다.
2. 고려해야 하는 것들이 적다.
대학교 때는 수강 신청 전부터 미리 시간표를 짠다. 전공 내에서도 전공 필수, 전공 선택 과목들이 있고 교양 수업도 생각해야 한다. 그뿐인가.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고려해 강의실 간의 동선도 생각해야 한다. 강의 평가도 봐야 하고 교수님이 학점을 잘 주시는지, 팀플과 발표가 있는지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아주 많다. 인기가 많은 강의는 수강신청에 실패할 수도 있으니 차선책도 만들어 놔야 한다.
대학원은 그렇지 않다. 학교 다니는 동안 수강해야 하는 학점이 총 24학점이기 때문에 들어야 하는 수업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 강의는 모두 퇴근 후인 저녁시간에 개설되어 식사 시간은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하루에 한 과목만 듣기에 강의실 간 동선을 생각할 필요도 없다.
3. 수강 신청 경쟁이 없다.
대학교 수강신청 날이면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에 그 대학이 뜬다. 'ㅇㅇ대학교 수강신청', 'ㅇㅇ대학교 서버시간'. 사이트 서버 시간까지 체크해가면서 수강신청을 한다. 10시 정각이 되면 수강 신청 버튼을 재빠르게 눌러야 하고 데스크탑, 노트북, 아이패드, 핸드폰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심지어는 가장 빠른 컴퓨터를 찾기 위해 PC방에 가기도 한다.
대학원 수강신청은 달랐다. 알람을 맞추어 놓고 긴장하던 시간이 민망해질 만큼 마감되는 과목이 단 하나도 없었다. 수강신청 마지막 날까지 수업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로웠다. 수강신청 정원 때문에 4년 내내 듣지 못했던 과목이 있었던 대학교와는 달리 대학원은 듣고 싶은 과목을 한 번에 신청할 수 있다. 대학원 수강신청은 경쟁이 없다.
그래서 듣고 싶은 과목을 신청하면 된다.
학점 잘 주는 편한 강의가 아니라 강의계획서를 보고 공부하고 싶은 강의를 신청했다. 얼른 첫 수업을 듣고 싶다. 다시금 지식을 밀어 넣는, 새로움을 배우는 학생의 기분을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