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인도 신문, 뭐가 터졌나

2월 20일 Economic Times 해설

by Pavittra

오늘 Economic Times를 펼치면 모디 총리의 얼굴이 크게 박혀 있습니다. AI 임팩트 서밋 기조연설 사진입니다. 제목이 꽤 도발적입니다. "Design, Develop in India, Deliver to World." 인도에서 설계하고, 인도에서 개발하고, 세계에 납품하라. Make in India의 AI 버전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번 주 내내 Economic Times를 AI가 장악했습니다. 월요일 반도체, 화요일 구글 순다르 피차이, 수요일 아다니 1,000억 달러, 목요일 메타 알렉산더 왕. 그리고 오늘, 모디 총리가 직접 나서서 마침표를 찍은 겁니다. 인도가 AI 소비시장에 머물 생각이 없다는 걸 국가 수반이 국제무대에서 선언한 셈입니다.



그런데 오늘 진짜 눈이 가는 건 모디 총리 연설 바로 아래 깔린 기사입니다. 릴라이언스가 1,100억 달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는 내용입니다. 아다니, 타타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에 본격 뛰어든 겁니다. 인도 3대 재벌이 동시에 AI 인프라에 베팅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이 세 그룹이 움직이면 토목, 전력, 철강, 냉각설비까지 연쇄적으로 수요가 터집니다. 데이터센터 하나 짓는 데 들어가는 철강량을 생각하면, 이 뉴스가 왜 철강업계 입장에서도 중요한지 감이 올 겁니다.


한편 같은 지면 왼쪽 상단에는 정반대의 분위기가 깔려 있습니다. 인도 증시에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100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Nifty가 1.5% 빠졌고 원인은 미국발 관세 리스크와 원유 가격 불안입니다. AI 투자 열풍으로 장밋빛 미래를 이야기하는 와중에, 현실의 무역 긴장이 시장을 흔들고 있는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확대 가능성이 인도 시장에도 직접 타격을 주고 있다는 걸 같은 신문이 동시에 보여주고 있어서 꽤 아이러니한 구도입니다.


흥미로운 건 소비재 쪽 뉴스입니다. 유니레버가 인도를 프리미엄 전략 시장으로 격상하겠다고 밝혔고, 코카콜라와 몬델리즈도 인도를 최우선 시장으로 선언했습니다. 글로벌 소비재 공룡들이 인도를 더 이상 "싸게 많이 파는 시장"이 아니라 "비싸게 제대로 파는 시장"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14억 인구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시장의 질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인도 세무·회계 법인들이 걸프 지역으로 대거 진출하고 있다는 기사도 눈에 띕니다. 중동의 컴플라이언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인도 전문서비스업이 새로운 수출 먹거리를 찾고 있는 겁니다. 인도가 수출하는 게 철강이나 IT 서비스만이 아니라 이제는 전문 지식 서비스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이번 주 Economic Times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AI 인프라입니다. 구글, 메타, 아다니, 요타, 릴라이언스, 타타까지. 글로벌 빅테크와 인도 재벌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달리고 있고, 인도 정부가 그 위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게 현실화되면 철강, 도금강판, 건자재, 전력 설비 — 소재 산업 전반에 새로운 수요 사이클이 열릴 수 있습니다. 인도를 바라보는 시선이 "저가 제조 기지"에서 "AI 인프라 허브"로 바뀌는 전환점을, 이번 주 신문이 매일 증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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