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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vittra Aug 05. 2024

인도를 대표하는 기업은 어디가 있을까?

Sir, We have taken over British!

 2022년 9월, 인도의 가을이 한창 바쁜 시기에 같이 일하는 직원인 산딥이 기사 링크를 하나 보내왔다.


"Sir, India has taken over British!"


 처음에는 크리켓 경기 관련 소식인가 하고 무심코 살펴보니, 인도가 영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 규모 5위에 올랐다는 기사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미 달러 기준 국내총생산(GDP)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으로 인도가 영국을 추월했으며, 2023년 1분기에도 그 순위를 지켰다는 발표였다. 2022년 첫 분기 기준으로 인도의 GDP는 8547억 달러, 영국은 8160억 달러였다. 전문가들은 2030년 내에 인도가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3대 경제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었다.

 


 인도의 언론, 정치, 경제계는 모두 식민 지배를 받았던 영국을 경제 규모에서 앞섰다는 소식에 환희로 답했다. 현지 로컬 신문에서도 며칠 동안 특집 기사가 쏟아졌다. 사실 개인당 국민 소득은 영국이 4만7000달러인데 반해 인도는 2500달러로 아직 비교 자체가 되지 않지만, 총 경제 규모에서 영국을 추월한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더군다나 2022년 10월에는 인도 출신의 영국인 리시 수낵이 영국의 총리가 되었는데, 이는 2022년이 독립 75주년이 되는 해로 의미 있는 사건들 중 하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영국과 관련된 여러 기사들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인도를 슈퍼 파워로 이끄는 것은 단연코 경제라고 할 수 있다. 14억 명의 인구가 이끄는 내수시장과 함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조업체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인도는 마지막 남은 거대 시장이다. 많은 회사들이 중국에서 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실제로 한국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포함한 많은 회사들이 인도를 새로운 투자처로 모색하고 있으며, 구자라트에도 투자 검토를 위한 한국 회사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한국 회사들은 추가적인 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사실 한국에서 신문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많은 한국 회사들의 투자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인도를 최대 경제 강국으로 만들어가는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부분은 나렌드라 모디의 강력한 리더십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지만, 정부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해가는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인도 대기업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인도의 경제를 특징지을 때, 구자라티 상인, 마리와리 상인 등 특정 비즈니스 집단에 대한 설명이 빠지지 않지만, 이보다도 더 실질적인 인도 기업들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었다.


인도의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인도의 대표 기업은 어디일까?


매출액 기준 인도 기업 순위

 

 매출액, 영업이익만으로 인도를 대표하는 기업 순위를 매기는 것은 완벽한 분석은 아니지만, 인도 대기업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일 수 있다. 회계년도 23년 매출액 15위권 기업에는 인도의 최대 기업이자, 오너가 아시아 최고 부자인 릴라이언스와 인도에서 가장 존경 받는 타타 관련 계열사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하면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은행, 보험, 통신, 건설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봐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매출액 기준으로 상위 15개 업체 중 절반 수준인 7개 업체가 공기업으로, 여전히 정부 주도의 공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화학, 광물 등의 대규모 사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구자라트를 자세히 살펴보면 인도 경제에 중요한 회사들이 많다. 인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인 '아다니그룹'은 구자라트 토착기업으로, 아메다바드에 본사를 두고 있다. 구자라트에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단지를 운영하고 있는 릴라이언스도 구자라티 상인 출신이다. 현대기아차가 인도에서 매우 잘하고 있지만, 인도 자동차 1위 회사인 마루티스즈키는 일본의 스즈키 그룹의 자회사로, 구자라트에 75만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규모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오토바이 1위 회사인 Hero도 구자라트에 공장을 두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MG모터와 파르시 집단인 타타그룹도 구자라트에 큰 규모의 자동차 회사인 타타모터스를 투자 운영하고 있다. 인도의 철강 회사인 JSW와 진달스테인리스, 그리고 일본과 합작한 철강사인 AMNS도 구자라트와 인연을 맺고 있다.


 인도에서 근무하면서 인도 기업들이 얼마나 발 빠르게 투자를 하고 있으며, 그들이 성장해 나가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체감할 수 있었다. 인도의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으며, 이는 인도의 경제 성장을 더욱 촉진하고 있다. 특히, 기술과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면서 인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 중심지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에서 일했던 것은 이처럼 역동적인 경제 환경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완벽한고도 소중한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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