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에게 생긴 변화에 대해
"변화는 싫지만, 새로움은 좋음."
내가 했던 어느 심리테스트의 결과에 있던 문장이다. 보자마자 무릎을 탁 쳤다. 오래도록 고민하던 나의 어떤 모습을 속 시원하게 표현해 준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평소 SNS나 TV에서 흥미 있는 소재들을 보면 핸드폰에 저장해 둔다. 대부분 맛집, 전시, 영화, 책 등이다. 이후 그 목록을 꺼내어 다시 살펴본 다음, 시간을 내어 그 소재들을 만나러 바깥으로 나선다. 그렇게 새로운 것을 찾아 경험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곤 한다.
한편 변화에는 예민하다. MBTI의 J 성향인 나로서는 계획적이고, 또 상황을 통제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그러다 보니 갑작스러운 일이 생기면 당황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상은 예상할 수 없는 일 투성이, 완벽한 것은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지만. 마음은 매번 어렵다.
이런 모순이 내 안에 공존한다는 것에 스스로 신기하면서도 답답하던 와중, 위의 문장을 만난 것이다. 한 심리테스트의 결과로 나온 걸 보며 나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안도감을, 내 상태를 대변하는 단어와 문장들을 통해 후련함마저 느꼈다.
최근 나에게 생긴 변화를 생각해 보면. 일상의 변화도 있지만 생각의 변화도 있다. 지난주에 2박 3일 동안 교회 수련회를 다녀왔다. 외부 수양관에서 2박을 한 후, 3일째인 일요일에 교회로 돌아와 예배와 이후 모임까지 이어지는 일정이었다. 수련회 출발 전만 해도 체력적으로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여정이었지만, 막상 3일째가 되고 교회 복귀를 앞둔 일요일 오전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난 2박 3일도 잘 지나왔는데, 마지막 모임은 한 시간 정도면 마무리할 수 있잖아. 할 만하겠는데?'
어떻게 다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보단, 오히려 잘할 수 있겠다는 여유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최근 한 책에서도 이런 문장을 읽었다.
트라우마로 영구 손상을 입은 사람은 이미 일어난 일을 자기가 가진 심리 모델에 동화시키려고 한다. 반면 성장하는 사람은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이미 일어난 일을 수용하려고 한다. 동화시키는 사람은 뇌암을 이겨냈으니 앞으로도 건강하게 살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수용하는 사람은, 그 일이 자기를 바꾸어놓았다고, 즉 자기는 이제 암 생존자라는 새로운 지위를 얻었다고 말한다. 이런 변화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방식까지 바꾸어놓을 것이다.
_데이비드 브룩스, <사람을 안다는 것> 231쪽
위 책의 표현을 빌려, 이미 자기가 가진 심리모델에 동화시키기보다 새로운 심리모델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걸 발견할 때 기쁨을 느끼듯, 변화에 대해서도 최대한 기대부터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