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평 좁은 바닥, 마루 깔기

15평 작은 빌라 셀프 개조기_9화

바닥은 무조건 마루를 깔자고 가족 모두 깔끔하게 동의한 사항이라 시공 전까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지 않았다. 허나 막상 마루를 깔려니 종류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어떤 종류의 마루를 깔지 색상은 어떤 걸로 정할지 계약하는 순간까지 우리의 마음은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와 같았다.

색깔은?

좁은 집일수록 바닥이 어두우면 좁아 보이니 네츄럴한 느낌의 밝은 오크색을 선택하면 좋겠다 싶었다. 전체 인테리어 메인 색감을 화이트로 잡고 포인트로 네츄럴 오크색감을 생각했던 터라 내 생각은 확고했다. 하지만 뭐 하나 내 맘대로 되는 게 있던가? 동의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던 둥둥이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너무 밝은 느낌으로만 가면 좀 심심하지 않아? 브라운 오크 정도로 하면 괜찮지 않을까? 뭐 그렇다고 당신이 알아서 해~' 어쩌란 말인가...

그런데 둥둥이 말한 '심심하다'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 멤돌핬다. 좁다라는 강박에 사로잡혀 무조건 밝게만 하려고 하는 게 아닌지 때아닌 반성?을 하며 둥둥의 말을 따라 살짝 어두운 브라운 오크로 색을 선택했다. 시공 결과는 나이스~ 역시 아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재질은?

난 색깔에 관심이 더 많았고 둥둥은 제품 재질에 더 관심이 많았다. 둥둥은 어디서 찾았는지 처음 들어보는 방습마루를 제안했다. 대개 바닥에 깔리는 마루는 대부분 열전도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고 습기 및 충격에 약한데 반해 방습마루는 이런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이라고 했다. 문제는 강화마루 대비 1.5~2배 정도 비싼 고가인데다 방습마루 업체에서 소규모 시공은 하지 않아 자제를 직접 구매 후 셀프 시공을 하든 업자를 따로 붙이든 해야 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래도 샘플로 받은 방습마루의 질감과 색감이 나도 꽤나 마음에 들어서 어떻게든 시공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려 했으나... 굳이 이런 고생길을 선택할 만큼 정신적 예산적 여유가 없어 깔끔하게 포기하고 강화마루를 선택했다.

색감과 질감이 너무 마음에 들었던 고가의 방습마루

시공은?

강화마루는 바닥에 본드를 바르고 그 위에 패널을 놓고 고무 해머로 두들기며 붙이는 방식으로 시공을 한다. 이 말은 강화마루 시공 전 바닥을 깨끗하게 청소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마루 패널이 뜨지 않고 콘크리트 바닥과 잘 흡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목공 작업 및 전기 공사에서 나온 미세한 톱밥, 나무 피스, 시멘트 및 콘크리트 가루 등이 바닥에 가득하다는 현실이었다. 뭐 어쩌겠나! 이럴 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정신적 데미지가 더 커지기 전에 빠르게 쓸어 담는 것이다. 둥둥과 나는 철물점에서 사 온 가느다란 솔로 세심히 바닥의 가루와 리모델링 잔해들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이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리 집이 15평인걸 감사했다.

주의할 점

강화마루 시공은 본드를 기본으로 한 작업이다. 물론 요즈음은 친환경 본드를 기본으로 사용하지만 어쨌든 본드라 특유의 유해가스가 배출된다. 시공이 끝나면 일정기간 반드시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해 줘야 한다. 이때 바닥 온도를 높여 유해가스 배출을 촉진해서 환기 효율을 높이려는 경우가 있는데 바닥과 마루패널이 흡착이 덜된 상태에서 바닥 온도를 높이면 마루가 들떠 버릴 수도 있다. 가급적 마루 시공 후 3일 정도는 바닥 온도를 20~25도 사이를 유지해서 마루가 바닥에 잘 붙도록 해야 한다.

마루의 종류

마루는 크게 '합판마루, 강마루, 강화마루, 온돌마루, 방습마루, 원목마루' 6가지 종류가 있다. 저마다 장단점이 뚜렷하니 자신의 집과 취향에 따라 가장 적합한 제품을 고르면 된다. 가장 보편적인 마루는 강화마루로 충격에 강하고 방습과 열전도율의 가성비가 괜찮아 많이 선택한다. 단가는 나열한 순서대로 원목마루로 갈수록 비싸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