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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다 Aug 19. 2015

오래된 빌라, 깔끔하게 바꾸는 페인팅

15평 작은 빌라 셀프 개조기_8화

준공된지 10년이 넘은 빌라들은 마치 담함이라도 한 듯, 한결같이 안 좋은 품질의 내장재 사용에 체리색을 덧 씌우는 콜라보레이션으로 유례없는 '체리 사조'를 만들어냈다. 우리 집도 그 대표 작품 중의 하나로  창틀뿐만 아니라 방화문, 방문, 문선 그리고 몰딩까지 누가 봐도 '체리 사조' 신봉자가 혼신을 다 해 그 예술적 열망을 불태웠으리라 확신할 수 있을 만큼 대단했다. 비장한 각오로 침착하게 이 대단한 예술적? 포스를 진정시킬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 정신적 평화를 위해서..

예산이 넉넉한 경우라면?

가장 행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창틀, 방화문 그리고 몰딩까지 한 번에 싹 바꾸면 된다. 이때 창틀은 하이새시로 페어 유리를 장착하면 된다. 창틀 색깔은 어떤 스타일에도 무난하게 어울리는 화이트를 선택하면 후회가 없다. 간혹 인테리어 콘셉트를 원목의 natural 한 느낌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라면 창틀을 밝은 오크색으로 선택해도 괜찮다. 새시 또한 종류가 천차만별인데 웬만하면 좋은 제품으로 바꾸는 게 좋다. 뜨거운 여름과 매서운 추위를 나야하는 우리 나라 특성상 단열 효율을 반드시 따지게 되는데 새시의 품질에 따라 이 효율의 정도 차가 어마어마하다. 대기업 제품을 무조건 선호하지는 않지만 LG 제품은 꽤 괜찮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


예산이 빠듯하다면?

이 글을 보시는 분은 99.9% 이 케이스라고 감히 예언해 본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멋들어진 하이새시가 탐이 나지만 너무 고가라서 차마 바꿀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하이새시가 뭐 그렇게 비싸냐고 의문이 들 수 있지만 15평 우리 집 기준, 전체 창을 교체했을 때 500만 원 정도 비용이 든다. 맞다 전체 예산의 25%를 창틀 바꾸는데 사용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 혹시 새시에 문제가 있어 교체를 해야 하지 않을까? 없는 흠도 찾아 보려 했다. 하지만 창틀 색깔과 유리창에 각인된 촌스런 무늬를 제외하곤 기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어 창틀은 페인팅으로 변신을 도모하고 촌스런 유리만 교체하는 선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페인팅은 말 그대로 창틀에 원하는 페인트를 붓으로 칠해 덮는 것을 말한다. 물론 페인팅 외 필름지 시공 방법도 있지만 필름이란 게 색 구현을 명확히 하기도 어려운데다 텍스쳐 이질감이 높아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웬만하면 말리고 싶다.

페인팅 시공은 페인트 색상을 잘 유착 시키기 위해 칠하고 건조하기를 3회 정도 반복해야 하는 인내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창틀은 모두 빼 내서 유리창 부분을 마스킹 처리 후 붓으로 페인팅 했고 거실에 위치한 다용도 붙박이 책장은 붓질 대신 페인트를 고압 분사하는 방식으로 칠했다. 모든 창틀이 화이트면 좀 심심해서 베란다 창틀은 블랙으로 칠하고 망입유리를 넣어 포인트를 주었다. 집 중앙에 위치한 방화문은 단순 출입문이 아니라  게시판처럼 활용하고 싶어 블랙 색상의 칠판 페인트로 칠했다.

고압 분사 방식은 목재 표면에 페인트 입자가 촘촘하게 달라붙어 붓질에서는 표현하기 힘든 매끈한 질감을 얻을 수 있다. 덤으로 자연스러운 광택도 얻을 수 있어 주로 붙박이 가구 페인팅에 사용된다.

우리 집은 노루표 친환경 페인트로 전체 시공이 되었으며 칠판 페인트만 벤자민 무어 제품을 사용했다. 전체 시공 기간은 1.5일, 비용은 100만 원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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