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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다 Jul 27. 2015

없는 공간도 만들어 내는, 마법의 목공 작업

15평 작은 빌라 셀프 개조기_7화

작은 집 넓게 쓰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단지 주어진 공간에 감사하며 버리는 공간을  최소화하려는
치열한 고민과 실행만 있을 뿐이다

우리 집은 15평 빌라였지만 놀랍게도 '방 3개, 화장실에 베란다' 까지 있는 구조적으로는 나무랄 곳 없는 집이었다. 하지만 제한된 평면에 모든걸 갖춘 욕심을 부리다보니 아쉽게도 각 공간별로 2% 부족한 현실은 부정할 수 없었다. 화장실은 비좁고 주방은 요리할 공간이 없었고 잡다한 살림살이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 확보는 또 어찌해야 할지 참 난감했다.


우선 더 머리가 아파오기 전에 많은 문제 중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쉬운 과제로 눈을 돌렸다. 그것은 이 집에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가뜩이나 좁은 평면을 닫힌 공간으로 만드는 주범으로 내 눈 밖에 난 이력이 있는 대상이었으며, 동시에 아이들의 움직임에 꽤나 걸리적 거리는 장애물로써 작용할 것이라는 오직 내 추정에 의한 제거 명분을 갖춘 '문턱'(문지방이라고도 한다)이었다.

문턱 없애기

문턱을 없애는 작업은 문을 새로 달겠다는 의미이다. 물론 기존 문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으나 기존 문은 문턱에 맞춰 제작되었기 때문에 문턱 제거 시 아래 공간이 비게 되어 가급적 새로 문을 다는 게 좋다. 문턱은 초기 철거 작업 시에 함께 철거하면 되는데 그 때 철거를 못했다면 목공을 담당하는 목수분에게 부탁하면 된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본인이 렌치 들고 직접 뜯어 내면 된다. 단, 문턱 밑에는 난방 배관이 지나고 있으니 멘붕에 빠지지 않으려면 조심히 걷어 내야 한다.


문턱을 걷어내고 바닥 높이에 맞춰 마루를 깔면 전체 공간이 하나의 평면으로 연결되어 열린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붙박이 가구 활용하기

작은 집을 인테리어, 리모델링할 때 보통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안하는 것이 바로 '붙박이 가구' 활용이다. 기성 가구 대신 우리 집 공간에 꼭 맞게 제작된 붙박이 가구를 활용하면 버리는 공간이 최소화되니 당연히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붙박이 가구 제작이  많아질수록 비용이 증가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로 섣불리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가급적 대형 가구로 분류할 수 있는 '장롱, 책장' 만이라도 공간에 맞게 짜 넣는다면 기성 제품 대비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집은 방 3개 중 2개를 아이들 침실과 놀이방으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어 불가피하게 거실을 다목적 공간으로 꾸며야 했다. 밥 먹고 차 마시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음악 들으며 책을 읽고 컴퓨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때론 집안의 잡스러운?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 역할도 할 수 있는 그런 다목적 공간 말이다. 이런 다목적? 니즈를 소구 할 수 있는 가구는 직접 짜 넣는 붙박이 수공품 외에 별다른 답이 없다. 도대체 이런 가구를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우리 집은 다목적 책장외 '베란다 바닥, 아이들 놀이방 책장, 장롱, 신발장 및 주방가구'를 붙박이로 제작했다.
이 책장 오른편은 책상으로 그 위로는 오디오 수납 공간으로 아래 2번째 칸은 무지 수납박스가 들어가는 등,  4가지 기능을 소화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베란다 공간 활용하기

이 집은 정말 주방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어떻게든 주방 옆에 붙어 있는 베란다 공간을 주방 공간으로 끌어들일 궁리를 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고민을 하다 주방 초입부터 하수구 영역까지 추가 목공 작업을 해서 바닥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없으면 만들면 된다. 실내 바닥 높이와 맞춰 목재 구조물을 짜서 넣고 방수 작업을 하고 합판을 덥으니 근사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주방 구조 변경하기

도대체 이 좁은 싱크대에서 어떻게 요리를 했는지 경이로웠다. 게다가 냉장고를 둘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이전 거주자는 불가피하게 거실 한 켠에 거대한 양문형 냉장고를 두고 생활을 했었다. 난 그렇게는 살 수 없었다. 어떻게든 납득할 만한 제대로 된 주방 공간이 절실했다. (아내 둥둥 보다 내가 더 열을 올리는 공간이 바로 주방이었다. 덕분에 주방 가구가 보급형에서 2배 정도 비싼 고급형으로 설치가 되기도 했다. 비용은.... 아몰랑;)


가장 큰 문제는 거대한 냉장고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였다. 답이 안 나올 때는 파격(Radical Innovation)이 의외로 훌륭한 솔루션이 되기도 한다. 우린 '가스, 상수 및 하수 배관'을 연장해야 하는 엄청나게 번거로운 작업을 감수하기로 했다. 과감히 기존 가스레인지를 좌측으로 옮기고 그 영역에 냉장고를 둘 수 있도록 배치했다. 냉장고 공간 확보를 위해 좌측으로 밀려난 만큼 없어진 주방 공간은 'ㄴ'자 형태로 아일랜드 싱크를 만들어 해결 했다. 또한 부족한 주방 용품 수납은 아일랜드 싱크 건너편 책장 옆에 키높이 장을 두어 깔끔하게 해결했다. (센스 있는 분은  눈치채셨겠지만 마법 2에서 등장한 다용도 책장은 키높이장이 들어올 곳을 미리 계산해서 꼭 맞게 제작되었다.)

그 밖에 목공 작업은 '천장, 문, 문선, 몰딩, 바닥 작업' 등이 있다. 이 부분은 추후 따로 몰아서 다뤄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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