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에서/ 이철수
나비처럼 가벼이 너는 가고
나는 빈 들처럼 남는다
남는다는 것은 또 다시
이별을 견디어야 하는 기다림의 시작
새를 날려 보내고 홀로 선 나무처럼
푸르른 마음이 얻은 외로움의 열병이다
너에게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너를 멀리 떠나보내듯 인생이란
만남을 위해 늘 준비된 이별과 같이
너 떠난 자리 오래 서성이며
떠나고 남는 일이 병처럼 깊어질 때
서늘한 한 생애가 꽃처럼 다녀간
꿈결 같아서
너를 기다리는 일은, 다시
도지는 내 그리움의 마디마디가
바람에 흔들리며 피고 지는 꽃같이
한 시절을 눈물로 그렁그렁 늙어가는 것이다